고향집은 이사를 한 탓에 꽤나 시골이에요.
물론 조금만 나가면 바로 시내이긴 해도, 차로 가는게 아니면 나가기도 참 힘들죠.
방학이고 해서 근 2주동안 고향 집에서 쉬었어요.
오늘은 입이 심심해서 엄마랑 차 타고 슈퍼에 갔다 왔어요.
차를 타고 슈퍼에 가야 한다는 것만 봐도 꽤나 촌인 걸 알 수 있겠죠?
이것 저것 군것질 거리 사러 가는 차 안에서는 꽤나 좋았는데, 다 주워담고 양팔 가득 안고 가는 차 안에서는 꽤나 우울했어요.
역시 물질적인 만족은 오래 못 가는게 맞나봐요.
이내 우울해진 기분을 부여잡고 차에서 내려 대문을 열고 마당에 들어섰어요.
우리 집 마당 위로는 수 없이 많은 별이 쏟아져요.
별자리 카시오페아도 한 눈에 들어오지요.
하늘에는 게슴츠레 뜬 초승달과 빽빽히 들어찬 별이 있었고, 나는 그 밑을 지났죠.
사온 군것질 거리를 바로 먹어도 우울함은 가시지 않아요.
밖에서 쏟아지는 별 빛 아래 누워있는다면 또 모르지만요.
마음 한 켠이 어찌할 수도 없이 시려요.
어쨌든 오늘은 참, 서글픈 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