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해고의 부당성은 어떻게 다툴까?

인사노무 노트 #2

by noxious

앞서 인사노무 노트 #1에서 간단히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 근로기준법은 징계해고에 대해 '정당한 이유'라는 엄격한 요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간단히 핵심만 짚어보면, 징계해고가 정당하기 위해서는 (1) 징계해고의 대상이 되는 비위행위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하여야 하고(징계사유), (2) 제반 사정에 비추어볼 때 징계해고 사유에 터 잡은 해고가 지나친 것이 되어서는 아니되며(징계양정), (3) 해당 징계가 각 회사마다 정하고 있는 절차를 준수하여야 합니다(징계절차). 이러한 모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그 징계해고는 부당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즉 어느 하나라도 흠이 있다면 충분히 다퉈볼 수 있겠습니다. (흔히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살인에 준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고, 실제로 법원 역시 해고의 정당성은 더욱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통 구체적인 사례에서 항상 다투어지게 되는 것은 징계해고의 양정에 관한 부분인데, 이에 대해 확립된 법원의 입장은,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02. 5. 28. 선

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기본적인 법리는 당연히 꼼꼼히 검토되어야 할 것이고, 나아가 회사라는 거대한 상대방과의 분쟁에 성공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무엇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주요한 포인트는, 징계처분에 대해 징계사유가 존재하며, 적절한 징계양정이 이루어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사용자가 입증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는 점입니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따라서 각 징계혐의사실의 세부사항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 비위행위의 배경, 그러한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비위의 정도, 직무의 특성, 다른 직원과의 형평성, 징계와 관련된 제 규정의 내용 등등을 예리하게 다퉈서 회사로 하여금 징계양정이 과도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 세세히 입증하도록 책임을 지우고 결과적으로는 그 입증에 실패하도록 전략적인 접근을 하여야만 합니다.


예컨대, '회사에 출근하면 식대를 지원하고 이는 법인카드로 결제할 수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징계한다'는 취지의 사규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느 직원이 이러한 사규를 빌미로 매일 5만 원어치씩 배달음식 상품권을 결제하고 주류를 구매하거나 식사와 관련 없는 공산품을 구매하거나 혹은 자택에서 식사를 배달시키는 경우 이는 일견 징계사유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 회사의 취업규칙을 엄밀히 따져보았을 때 '출근 시 식대 지원' 이외에 구체적인 식대의 사용 방법이나 품목, 사용 시간이나 장소 등에 대해 아무런 명시적인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면, 위와 같은 행동이 취업규칙을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예컨대, 배달음식 어플을 통해 재택을 하면서 식사를 해결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상정해 볼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해, 징계처분을 다투는 쟁송이 법원 또는 노동위원회에 제기된 경우 회사가 위와 같은 입증을 충분하게 다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면, 징계처분은 결국 위법·부당한 것이 되어 무효화되게 됩니다.


따라서 징계해고의 부당성을 효과적으로 다투기 위하여는, 문제가 된 사실관계를 비롯한 제반 사정을 꼼꼼하게 분석하고 사실관계를 근로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재구성하여서 회사가 간과하고 있는 약한 고리를 전략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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