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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애틀 닥터오 Nov 11. 2020

삶의 시크릿이 또 찾아왔다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

이런 류의 책을 또 읽게 되다니...
2011년, 치대를 졸업할 때쯤, ‘시크릿’이라는 희한한 책을 읽고 이런 게 다 있나 싶긴 했지만, 책에 나온 대로만 산다면, 억만장자쯤은 아니더라도 삶 좀 더 편하게,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 했었다. 그리고 조금씩 실천을 다.

얼마 전, 베스트셀러 목록에 ‘더 해빙’이라는 재미있는 제목이 눈에 띄어 자세히 살펴보지도 않고 장바구니에 담고 사버렸다. 책이 도착하고 보니,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었다. ‘시크릿’에 나온 이야기를 써 놓은 책인가 보다 했다. 이런 내용들을 안 믿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동화 같은 이야기라서 조금은 시큰둥해진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 안의 세계관에 갇혀 스스로의 가능성을 가둬버렸죠. 이것을 깨기만 하면 누구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부자가 될 수 있어요.” 더 해빙, 325쪽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런 부류의 책들의 결론은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였다. 그리스도인으로 오랫동안 살았지만, 그렇지 살지 못한 게 부끄러웠다. 그렇게 오래도록 ‘항쉬범’을 외친 설교단상의 목사님이 얼마나 많았는지. 이 진리를 실천하지 못하니, 다른 방법으로 다시 나에게 교훈이 주어진다.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밑 빠진 독이라도 계속해서 물을 부어주신다.

일단 부를 소유하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분명한 것은 실천하면 더 행복해진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힘든 삶을 지나왔고, 온통 걱정과 두려움, 고난의 삶으로 얼룩진 과거였기에 나와 행복은 멀어 보였다. 나에게 가당키나 한 삶인가 싶기도 했다. 과거에 얽매어있었고, 미래의 더 나은 삶을 향해 가느라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살았었다. 누구처럼 신나게 무언가를 정복하고, 이겨내는 삶을 살지는 않았다. 되는대로 삶을 꾸역꾸역 버티어 오기는 했었다. 방법을 몰랐다. 알았면 그렇게는 살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지금 있는 것을 느끼고 행복감을 경험하면 나에게 주어지는 미래는 두렵지 않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느끼고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이 순간이에요.”
“Having은 우리의 렌즈를 ‘없음’에서 ‘있음’으로 바꾸는 방법이에요.”
“‘있음’에 주의를 기울일 때 당신을 둘러싼 세계는 다르게 인식될 거예요. ‘없음’의 세상에서 ‘있음’의 세상으로.”  더 해빙, 55쪽


지금 와서 돌아보면, 소중했고, 아름다웠던 그 당시의 현재를 느끼지 못하고 지나온 것이 아쉽기만 하다. 지나온 시간이 짧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삶 또한 창창하다. 새로운 뭔가를 배울 수 있고, 돈을 더 벌고 싶다면 시도해 볼 수 있다. 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더 많이, 더 널리 도울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 그게 Having의 첫걸음이에요.”
“태양은 우리가 등 돌리고 있는 그 순간에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있죠. 방향을 바꾸기만 한다면 언제든 따사로운 햇볕을 누릴 수 있어요.”  더 해빙, 89쪽


이런 모든 에너지는 지금을 느끼는 행복감에서 시작된다. 알몸으로 태어난 나에게 현재 나에게 이렇게 많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가장 바닥의 인생이라도 태어났을 때보다 많은 것을 지녔다.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고, 생각하는 모든 오감을 인지한다. 하늘과 땅, 나를 떠 받들어 주는 중력,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 내가 앉아 있는 의자, 테이블, 새소리, 차가 지나가는 소리, 히터 소리. 혀를 타고 들어오는 따듯한 차의 향기와 맛. 얇든 두껍든, 비싸든, 비싸지 않던, 깨끗하든 아니든, 내 알몸 위에 옷이라는 것을 걸치고 있다. 이 모든 부의 근원을 인지하고, 감사하고, 행복하면, 희망 없는 이 세상에서도 나에게 제한은 없다.   


“행운은 효율성과 상통하는 개념이에요. 노력에 비해 쉽고 빠르게 원하는 걸 얻는 거죠.”
“행운은 우리의 노력에 곱셈이 되는 것이지 덧셈이 되는 것은 아니에요.”
“노력에 0이면 거기에 아무리 행운을 곱해도 결과는 0이에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말이에요.”  더 해빙, 255쪽


지니, 램프의 요정이 우리를 다 망쳐 놓았다. 말만 하면 바로 내 앞에 나타나는 신기루 같은 소원들의 향연. 기다림의 시간, 인내의 시간은 온데간데없이 바로 이루어지는 비현실 같은 현실. 나는 이것을 바라며 살아왔다. 친절하지 않은 가족들이 지금 당장 사랑이 넘치기를 바랐고, 재능 없는 내가 갑자기 천재로 둔갑하기를 바랐고, 돈이 없는 현실이 억만장자의 삶으로 변하길 바랐다. 아니, 사실 이런 비현실 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마법의 가루가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램프의 요정이 내 앞에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어쩐지 실현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변한다면. 가장 낮은 자리에서 지금 감사를 충분히 경험한다면. 조금 겁이 나긴 하지만.


“불안한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마치 배가 파도에 흔들리는 것처럼요. 지금 단지적인 재정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면 실컷 불안해하셔도 돼요. 다만 중요한 것은 불안에 빠져 목표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지금 흔들린다 해도 우리는 계속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잊지 말아요. 여전히 안전해요. 불안을 목적지에 도착하는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면 그것을 떨쳐내기 위해 과장된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지요.”
“마음이 실컷 불안해하고 조바심을 내도록 그대로 두고 영혼이 이끄는 대로 편안함을 따라 행동하세요. 그럼 자연스럽게 행운을 끌어올 수 있어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목욕을 해도 좋고 잠시 눈을 감고 명상을 해도 좋아요. 책을 보며 자신의 마음을 돌아봐도 좋고요. 오직 자신을 돌보는 데 약간의 시간을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더 해빙, 205-206쪽


나 자신을 시험해 보련다. 걱정과 두려움을 내려놓고 지금의 시간과 나의 소유를 느끼고 감사하면 삶이 달라지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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