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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나 Aug 01. 2022

<공간살림>이라는 명상

자기돌봄의 길로 들어선 어느 워킹맘의 이야기4

누군가는 나에게 물을지도 모른다. 이제 우울증에서도 벗어났고, 허기졌던 마음도 채워졌고, 정성스러운 순간들이 모여 정성스러운 하루가 된다는 것도 알았는데 1년이 넘도록 지금까지도 공간살림을 지속하는 이유가 뭐냐고 말이다. 그정도 했으면 이제 그만할때도 되지 않았냐고. 이것은 인생이라는 길고   위에서  짚고 넘어가야  중요한 질문이다.


맞다. 이제 나는 어디서에든 기쁨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고, 아무리 둘러봐도 비울 게 없을 만큼 나의 공간도 많이 정리가 되었다. 그러나 신은 우리에게 ‘망각’이라는 선물을 주셨다. 엄청난 인풋의 삶을 사는 인간이란 존재에게 ‘망각’이 없다면 우리 삶은 과부하에 걸려 망가지기 쉽상일 것이다. 잊지 못하고 끊임없이 인풋만 있는 삶을 상상해보라.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내 삶에 군더더기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몸에 들러붙어 나를 괴롭게 한다. 비우고나면 어느새 다시 금방 쌓인다. 우리는 매 순간 깨어있을 수는 없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몇 년에 걸쳐 견고하게 쌓아올린 습관도 며칠만 의식하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흐트러지고 만다.


그렇기에 우리가 알게된 깨달음을 ‘알아차림’을 통해 계속 유지하는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나의 현장에서 나와 나의 공간을 돌보는 수련인 공간살림이야말로 나에게 최고의 ‘알아차림’이라는 것을 나는 알게된 것이다. ‘알아차림’은 결국 ‘명상’과 같은 말이다. 나에게 공간살림은 명상이다. 평생을 머리로만 살았던 내게 내 손과 내 발을 움직이게 하는 명상이다.


 아난다 선생님과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워크숍을 하며 공간살림이 명상이라는것을 깨닫게 되었는데 공간살림이 명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지금까지 분리 되어있던 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통합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공간살림을 100일간 하고 두 달동안 혼자 공간살림을 수련했던 기간이 있었다. 아난다 선생님은 나에게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말씀해주셨고 나도 그렇게 믿었다. 나 스스로를 믿게 된 것이다. 이 또한 공간살림을 통해 내가 받은 선물 중 하나인데 자신을 사랑하기전에 반드시 거쳐야 될 과정은 “나 자신을 온전히 믿어주는”경험이다. 나는 그것을 공간살림을 통해 배웠다.


자연스러운 발달 단계에 따라 길 때가 되면 기고, 설 때 가 되면 스스로 서는 아이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도 있다.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자원을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그러나 인간이란 ‘학습’할 수 있는 존재이다. 다행히 나는 학습을 통해 그 자원을 습득할 수 있었고 지금도 그 자원을 갈고 닦는 중이다. 타고나지 않는 자원은 열심히 갈고 닦아야 한다.


두 달동안 혼자서 공간살림을 할 때 그동안 해온 것들이 있기에 열심히 하긴 했지만 공간살림프로그램 안에서 할 때보다 만족감이 훨씬 떨어진다는 것을 느끼고 두 달 만에 다시 공간살림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그때는 왜 그런지는 전혀 생각도 해보지 않았었는데 이것도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작업을 하며 “다른 사람과 조화를 이루어 함께 성장하는 것을 선호”하는 나의 강점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욕망은 재능의 증거”라는 아난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나의 욕망은 나의 재능을 가장 최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장으로 나를 이끈 것이다.


https://m.blog.naver.com/myogi75/222836459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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