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나 Aug 01. 2022

물건을 비우고 기쁨을 채우다

자기돌봄의 길로 들어선 어느 워킹맘의 이야기3


줌요가 개인세션을 위해 연가를 내고 줌으로 아난다선생님을 만났다. 아주 오랜만에 하는 요가였는지만 선생님이 진행하시는 인요가는  몸이 가장 편안한 상태로 자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몸은 자연스러운 긴장과 이완을 거치며  시간에 집중할  있었다. 안전한 공간에서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존재와 공유하는  시간은  긴장을 이고 지며 살았던 나에게 ‘이완이라는 기쁨을 맛보게 해주었고,  시간이 있었기에 나는 ‘공간살림  몸과 마음을 완전히 맡길  있었다. ‘공간살림 나를 다시 살게  주리라는 것을  몸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공간살림은 하루 3가지씩 비워가는 과정이었지만 나는 첫날부터 화장대 서랍 2개를 비워냈다. 나의 근 한달기록을 지금 다시 살펴보니 나는 한 달동안 열심히 비워냈다. 그때까지 별로 써먹을 데가 없었던 나의 성실함은 여기서 빛을 발했다. 잠시 멈추어 물건을 비우고 감사를 찾으며 나의 하루를 돌아보는 그 시간 자체가 나에게는 기쁨이었다.


 물건을 비우며 내 삶의 군더더기를 덜어냈고 물건이 빠져나간 자리는 일상의 작은 기쁨들로 채워졌다. 일상의 작은 기쁨. 이게 내 삶의 가장 큰 변화였다. 집에서는 가족을 돌보고 직장에서는 상사와 동료들을 배려하며 다른 사람들을 돌보느라 지친 몸과 마음이 내 일상의 작은 기쁨을 발견하며 자연스럽게 삶의 관습을 이겨내고 나를 돌보는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저항조차 느껴지지 않는 아주 작은 반복의 힘. 이게 공간살림에 숨겨진 가장 큰 비밀이었다.


나는 그 비밀을 알아챌 겨를도 없이 촘촘하게 부드럽게 공간살림에 스며들었고 아난다선생님, 공간살림을 함께하는 도반들의 지지와 응원 또한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그렇게 하루, 일주일, 한달, 두달, 세달.. 힘겹게 땐 작은 발걸음은 나를 계속 나아가게했고 물건을 비우고 기쁨과 감사를 찾는 매일을 살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나는 100일이 넘는 시간동안 공간살림을 하고있었다. 공간살림을 시작하기 전 뭘해도 채워지지 않았던 공허함, 허기짐은 사라지고 기쁨과 감사로 내 일상을 꽉 채우고 있었다. 생기를 잃고 방황했던, 불안한 눈빛으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여기저기 서성댔던 100일 전의 나는 어디에도 없었다.


공간살림은 ‘물건을 비우고 기쁨을 찾는다’는 표면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아난다 선생님이 숨겨놓은 공간살림의 의도는 바쁘고 정신없는 하루 중 잠시 멈추어 ‘나의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수많은 역할과 책임, 의무에 매몰되어 있는 엄마라는 존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잠시 멈추어 하루를 돌아보고,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갖는 것. 그냥 돌보는 것이 아니라 정성스럽게 돌보아 주는 것이다.


내가 공간살림을 통해 다시 태어났다고 이야기 할 만큼 변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내가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 일상을 정성스럽게 돌보았기 때문이다. 무기력상태에 빠져있던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어 거기에 정성을 들였을 뿐이었는데 결국 나의 그 태도가 나를 살렸고 지금의 나로 서게했다. 100일의 공간살림 후에 나는 이런 후기를 남겼다.


정성스러운 순간들이 결국은 정성스러운 하루를 만든다는 것. 
그리고 그 정성스러운 하루가 모여 결국은 내가 된다는 것. 
100일간의 공간살림을 통해 내가 얻는 최고의 선물이다


https://m.blog.naver.com/myogi75/222836459680



작가의 이전글 <공간살림>을 만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