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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구 May 14. 2019

일간 크로스핏 : 롤-모델

사랑이 넘치는 취미 공유 연애 꿀팁, 결혼 꿀팁

각자의 이름이, 취향이, 호불호가 있으며 궁극적으로 그들만의 삶이 있는 그런 사람들이 채운 공간을 좋아하고 그 공간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고 싶어 한다. 대단한 것처럼 그런 공간을 설명했지만, 아무 공간이나 의미 부여하면 좋아하고, 오래도록 머물러 있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채운 공간이 된다. 어쨌든 그런 공간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공간에 머물러 있으면, 나와 다른 삶과 취향 그리고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관찰하고 관계를 맺으며 배울 것이 많기 때문이다.(욕심이 많아서 사람들의 모든 장점을 다 배우고 싶어 함)  


최근 여자 친구 미한이 질투할 정도로, 좋으며 오래 머물러있는 공간이 하나 있다. 그 공간은 Guts이다. 아마 내 첫 크로스핏 입문 박스가 Guts가 아니었다면 - 이 글에는 Guts가 아닌 다른 공간의 이름이 적혔을 테다. 이유는 한번 정을 붙이면, 그곳에서 잘 벗어나지 않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지금 나는 Guts에 머물러있는 Guts 사람이다. 특별할 것도, 특별하지 않을 것도 없다는 것이다. Guts에는 지극히 주관적 판단으로 보고 배울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다. 그래서 천천히 조금씩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들도 많다. (사람 관계 맺는 것에 있어서 정말 느림.)  그중 여자 친구 미한과 관계를 생각할 때 가장 배우고 닮고 싶은 분들이 있다. 정품 정량 형님과 밀크시슬 형수님이다.  


정품 정량 형님 그리고 밀크시슬 형수님과 2년 동안 Guts에서 같이 운동을 했지만, 다른 사람들만큼 가깝게 지내지 못했다. 뭐, 내 탓이지만 - 그래도 뒤에서, 옆에서, 앞에서, 대각선, 위에서 관찰하며 연인으로서 특히 부부로서 배울 점들을 잘 스네치 아니 스케치하고 있다. 아무래도 요즘 내가 내 여자 친구 미한을 더 좋아하게 돼서 대표적인 사랑꾼 커플에 시선이  많이 가는 것 같다. 특히, 정품 정량 형님이 밀크시슬 형수님에게 보이는 태도와 드립들을 미한에게 자주 소개하며 정품 정량 형님이 정말 멋있는 '사랑꾼'임을 자랑한다.(왜 내가 자랑하지?) 그리고는 나도 정품 정량 형님 같은 사랑꾼이 아니냐고 유도 질문을 한다. 하지만 미한은 '사랑꾼'이라는 것은 자칭이 아니라 타칭일 때만 가능하다고 답하며 단호하게 내 목적을 커트한다.(예쁨 한 번 받기가 이렇게나 힘듭니다.)   


어쨌든 밀크시슬 형수님과 정품 정량 형님을 '부부'로서 가장 많이 부러워하며 스케치하고 있는 부분은 '취미 공유'이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 - 정말로 보기만 해도 부러운 부부의 모습이다. 내 부러움과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브라운관에서 보여주는 부부들의 모습은 '각자의 시간'을 원하고 그 시간에 환호하는 모습이다. 그 모습이 이해가 가면서도 깊은 의문과 질문이 생겨 아이러니하다고 한 것이다.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자 부부가 됐는데 막상 결혼을 하고 나니 왜 각자의 시간을 원하고 따로 하는 것에 환호하는 거지?? 이 의문과 질문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인생 1회 차 초보자라 갖고 있는 의문과 질문일 것이다. (때문에 결코 비난이나 비판이 없다.)


어쨌든 나는 먹고사니즘이 억지로 떨어뜨려놓은 시간을 제외한 가능한 많은 시간을 미한과 함께 보내고 싶다. 때문에 나와 많이 다른 미한과 최대한 비슷한 취향을 찾고, 같은 취미로 확장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 노력의 과정을 통해 몇 가지 같은 취향과 취미를 운 좋게 만날 수 있었다. 글쓰기도 있고, 독서도 있고, 그림이도 있다.(마라톤을 함께 뛰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지만, 운동은 잘 안되더라... 그래서 밀크시슬 형수님과 정품 정량 형님이 많이 부러운 것 같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 시간 정도 미한이 좋아하는(?) 롱 본드를 함께 타봤다. 태생이 쫄보라 쫄쫄거리면서 탔지만 함께 '운동'을 한다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더불어 그 기분 좋음에는 운동과 관련된 같은 취미를 미한과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행복감도 묻어있었다. 아, 그리고 다음번에는 클라이밍도 함께 하기로 했는데 이것 역시 기대된다. (언젠가 크로스핏을? 응 욕심 :) )


물론 Guts에는 밀크시슬 형수님과 정품 정량 형님만 보고 배울 것 많은 연인이자 부부가 아니다. Guts는 사랑이 넘치는 곳이라 정말 많은 연인들이 있고 그 모든 연인들에게서 보고 배울 것이 많다. 그런 그들과 함께 Guts에 머무르며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더불어 Guts뿐만 아니라 각자의 이름이, 취향이, 호불호가 있으며 궁극적으로 그들만의 삶이 있는 그런 사람들이 채운 공간에 미한과 함께 있는 모습을 꿈꿔본다. 그리고 내가 그러하듯 많은 이들이 우리의 모습을 보며 우리와 같은 모습을 꿈꾸고 있는 것을 상상해본다.  아! 그럼 우선 밀크시슬 형수님과 정품 정량 형님이 서로에게 잘하듯 나도 미한에게 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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