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절 이후 더 생산적이고 의미 있게 사는 방법
손절은 관계를 끊는 아픔과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손절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손절 이후 더 건강하고 주체적인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제가 손절을 더 생산적이고 의미 있게 만든 방법들입니다.
손절 이후 찾아오는 고립감을 저는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일지 고민했는데요. 관계가 단절되면서 느끼는 외로움과 그 사람이 메꿔주던 풍성함은 삭막함으로 변하더라고요.. 특히 그 사람이 소중하면 소중한 사람이었을수록 그 고립감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때 이 힘듦을 오히려 스스로를 계속 확장시키는 노력으로 변환시키는 것이 조금 중요했어요. 물론 정말 어려웠지만 답답함을 동기로 삼아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나 자신과 대화해 나갔어요. 비슷한 경험을 겪은 소설이나 이를 다룬 심리학 책들을 읽었고요. 제가 타인으로부터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욕망을 발견한 것도, ‘구원자 콤플렉스’가 있다고 발견한 것도 바로 이 고립감을 잘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관계에 도가 트이고 완벽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사람들은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가 끝나면 슬픔이 찾아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슬프지 않으면 그 관계의 진심성도 어느 정도 의심이 가구요. 하지만 그 관계에 정진하고 노력했기 때문에 여러분은 여러분을 더 진실되게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절 이후 주의해야 할 두 번째는 오만함이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이 100% 잘못했기 때문에 손절이 당연했어’라는, 내가 옳았다는 생각에 빠져, 관계를 돌아보지 않는 태도는 이후의 나에게도, 이전의 나에게도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주 간혹 100% 상대의 잘못으로 인해 손절해야 하는 상황들이 존재합니다. 상대가 나를 가스라이팅하거나, 범죄를 저질렀거나, 일방적으로 폭력을 휘둘렀다면 그 관계는 100% 상대의 잘못이 맞습니다. 거기서 자신을 지키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탓하는 것도 되려 올바른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누가보아도 100%의 상황이 아니라면 전반적인 흐름과 상황을 따지는 건 중요해요. 나는 어떤 것에 끌렸는지, 그 사람과 다른 점은 무엇이었는지, 이 답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최소한 ‘그것이 왜 잘못됐는지’ 자신만의 법과 원칙 등을 세우는 것은 중요해요. 미래의 나를 위해서 그렇고, 사실 과거의 나를 지킨다는 관점에서도 그런 것 같아요.
건강한 손절 이후에는 자신의 판단을 돌아보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지 점검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손절은 관계의 단절이지만, 그것이 내가 늘 옳다는 보장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이 과정에서 우리는 타인과 연결되고, 좀 더 자신의 틀림도 보게 되고, 경험에 대해 다시 보는 것도 가능해져요.
역시 손절 이후 우울함은… 정말 피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그 관계에 진심이었다면 말입니다. 저는 제가 안내하는 주제 중 이 주제가 제일 힘들었는데요. 물론 우리 현생이 어렵고 힘들지만… 가능한 우울함을 억누르거나 피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해요.
저는 우울을 정리하면서도 많은 걸 배웠어요. 단순히 성장과 의미를 통해 내가 어느 부분을 중요시하고, 어느 기억이 소중한지 알게 되었거든요. 우울이 올라올 때면 어떤 상황이나 기억들이 떠오를 때가 많았어요. 그러면 저는 그걸 천천히 돌아보고는 ‘아 내가 이걸 참 소중히 여겼구나’ 싶었어요..
물론 감정이 힘들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책으로 위로를 받는 것도 소중하고요. 중요한 건 우리가 그것을 대하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거기서 당신의 언어와 기억은 다시 만들어지고, 당신의 취향은 좀 더 올곧아질 거예요.
끌려다니지 않는다는 건 혼자만의 시간을 잘 활용하는 능력이 생긴다는 뜻 같아요. 손절한 사람과 비슷한 성향이나 패턴을 가진 사람과 다시 얽히지 않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 자립하고, 스스로 잘 놀고, 타인에게 주도권을 쥐어주지 않을 자신만의 행복과 즐거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건 손절을 경험하지 않아도 중요하지만 손절을 통해 그 중요성과 동기를 얻는다면 더 좋은 것 같아요.
특히 타인과의 관계에서 내가 확인한 취향이나 재미들을 개발시킨다면 손절이 더 좋은 성장의 계기로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더 나아가 스스로의 기둥을 잘 세워 앞으로 나간다는 건 단순히 자립을 넘어 자기가 자신의 이야기를 써나간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회고의 시간이에요. 물론 정말 지루하고 힘들겠지만 손절 이후에도 우리는 과거의 관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한 손절이 정말 옳았는지, 또는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만약 내가 잘못된 판단으로 손절을 했다면, 용기를 내어 상대방에게 사과를 구하는 것도 필요해요. 결국 손절은 무엇보다 내가 잘 살아가기 위한 과정이니까요. 만약 내가 나의 잘못을 마주하지 않는다면, 그저 나의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 내가 마음대로 관계를 휘두르기 위해 손절을 했다거나 협박의 용도로 손절을 이용했다면 용기를 내어 인정하는 것도 필요해요.
일시적으로 실수할 수 있지만 우리는 손절에 대해 다시금 조정해 볼 수 있어요. 건강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돌아볼 수 있고요. 우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인정할 때, 우리는 더 성숙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경험한 건 이 다섯 가지예요. 이 다섯 가지 키워드를 통해 지금까지의 손절들을 의미 있게 바꿔놓을 수 있었어요. 저는 지금 친구가 그리 많지 않지만 행복하고, 다른 친구들과도 적절하게 거리를 두는 법을 배웠어요. 이제는 되려 혼자만의 시간이 좋을 때도 많고요.
모쪼록 여러분의 손절과 거리 두기가 여러분에게 의미 있기를 바라요. 큰 용기를 낸 만큼 비슷한 패턴의 관계나 실수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고요. 부디 관계의 다양성 속에서 잘 생존하시고 주체적으로 살아가시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