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의 결이 맞는 사람들이 오래 가는 것만 같아서.
인터넷에서 봤던 짤이 떠오른건 버거킹에서 밥을 먹고 나오면서 였다. 짤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서비스직 7년 넘게 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봤는데 어쩜그리 비슷한지 신기해. 오죽하면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면 내가봉투 담을때 둘이 같이담거나 하는 성향도 비슷해ㅋㅋ. 아닌커플은 아무리 물건 많아도 둘이 팔짱끼고 서서 구경만함ㅋ“
생각해보면 그녀와 나는 오래 간 것이 신기했다. 항상 직원들에게 ‘감사합니다’ 하고 말하는 나와 무심하게 밖으로 나가버리는 그녀. 계산할 카드를 두 손으로 건내는 나와 한 손으로 건내는 그녀. 그녀는 마치 온 몸으로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아니. 돈 주고 서비스를 받는데 그렇게 까지 신경 써?‘
당신이 도도할 정도로 상대를 단순히 객원으로 대했던 사실을 깨달은 것은, 내가 마침내 회피를 떨쳐낸 일상에서 였다. 나는 여전히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카드를 두 손으로 건냈고,나가며 스쳐지나가는 종업원에게도 ‘감사합니다’ 인사를 건내고 나왔다. 그렇게 문뜩, 사실 낯설었지만 조용히 지나간 그녀의 무심함이 생각났다. ‘지금의 상태라면 그녀에게 “혹시 인사를 안하거나 카드를 한 손으로 건내는 이유가 있어?” 하면서 부드럽게 그녀의 욕망을 물어봤을 것 같다.
그렇게 그녀와 멀어지고 난 뒤 2년이 흘렀다.
“튀어나온 못… 다치겠다… 우리 나갈 때 꼭 말하자”
카드를 두 손으로 주고, 감사합니다-를 말하는 것을 넘어, 타인의 마음에 사려 깊은 사람이 등장한건 2년 뒤였다.
나는 그녀로부터 종종 따뜻함과 환대를 되려 배우곤 했는데, 이번에도 여실이 없었다. 카페 야외테라스 옆 벽에 튀어나온 못이 계속 보였는지, 그녀는 ‘위험’이라는 단어를 냅킨에 써놓고 못에 끼워놓았다. 그리고는 나갈 때 꼭 말하기를 나와 약속했다.
후자의 친구는 그저 친구사이였지만, 나는 후자의 친구와 더 큰 끈끈함을 느낀건 무엇이였을까 생각해본다. 사람을 대하는 각자만의 방식이였을까.아니면 거기서 나오는 신뢰였을까. 나도 인격적으로 바라봐준다는 기대였을까.
그것이 무엇이 됐던, 나는 카드를 한 손으로 내미는 친구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각자마다 삶의 방식과 사정이 있고, 직원을 대하는 방식 하나만으로 모든 걸 판단할 수 없는게 인간의 특성이니까. 하지만 더 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나와 다정이 비슷한 사람이 비율적으로 좀 더 높은 건 사실이다.
그러면 남는 질문.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될지 고민하는 방향들, 남을 대하는 방향들, 욕망의 방향들이 우리 주변을 어느정도는 결정할려는게 아닌지. 난 그럼에도 카드를 두 손으로 선택하는 쪽이, 못이 위험하다고 꼭 말하자는 쪽이 더 좋다. 그런 사람들과 더 오래 가기 위해 나는 또 질문한다. 나는 잘 살고 있는지, 나는 내 감수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좋은 질문들을 잘 씹어 삼키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