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세상을 꿈꾸며 출근하는 당신을 지지하며-

by 시몬 베유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아무리 좋은 문장이라도, 마음이 거친 자에게 들어가면 칼날이 되는 법. 22살 때 만난 이 문장을 나는 동력의 시작점이자 남을 비난하는 도구로 사용하기도 했다. “왜 다들 꿈꾸지 않고, 마음속에 ‘현실’만 박아 놓고 사냐”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생각보다 분수에 맞게 사는, 가슴속 리얼리스트의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꾸지 않느냐며 타인에게 비난을 돌리기엔, 사실 각 사람의 삶마다 사정이 있다. 그러므로 오늘의 출근과 오늘의 타협과 오늘의 끼이는 지하철을 참고, 타고, 나아가는 사람들은 사실 역설적으로 모두 리얼리스트가 됐다. 만연한 철학도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건, 다름 아닌 그들도 리얼리스트-였다는 것. 꿈꾸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지하철과 버스 속에서 꿈이 녹아내리고 있었다는 것. 그러다가 종종 꿈을 다시 묶어두려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는 것.


이직을 위해 자소설을 쓸 때, 결국 “나를 뽑아달라”는 허허실실 한 문장에 그리고 환대를 고민했음에도 나도 모르게 직원들에게 날 선 반응을 하는 내 모습을 보면 이제 나도 리얼리스트가 되어가는 것 같아 씁쓸해진다.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더 좋은 말을 하려고 노력하는 동료나 온기를 잃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그들 속의 불가능한 꿈을 살피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좋은 일상을, 좋은 인간관계를, 좋은 무언가를 지키려는 그 노력을 하는 것 같아서.


이렇게 적어보니 결국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는 말을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마음이 든다. 그런 면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체게바라의 혁명까진 무리더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싸움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을 사람답게 보는 것, 환대를 잃지 않는 것,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상대를 배려하는 것. 이런 것들이 모여 (체게바라의 방향과는 다를지언정) 느슨한 혁명을 일으키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런고로 일상에서 사랑과 환대를 지키려는 당신들을 응원하며- 내일의 미소를 힘차게 세상에 내보이기를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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