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모아 태산
십여 년 전부터 아름다운 패키지나 종이 제작물을 발견하면, 버리지 않고 한 곳에 수집하는 습관이 있었다. 택배박스, 브랜드의 패키지 박스, 리본, 아름다운 포장지, 택, 광고지 등 눈에 띄는 아름다운 것들이 있으면 차곡차곡 모아 수집했다. 오프라인판 핀터레스트 같은 느낌이었다. 쓸데없어 보였지만, 훗날 혹시 만들지도 모르는 브랜드를 위해서 참고자료로 계속해서 모아갔다. 창고 한쪽에 쓰레기처럼 보이는 더미들이 한참 쌓여갈 무렵, 그동안 모아 온 자료들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가진 브랜드 패키지를 만들 수 있었다. 이런 행위를 정의하는 적절한 단어가 있다는 것을 <작은 수집, 스몰컬렉팅>이라는 책을 통해 발견했다.
"작고 쓸모없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계속 수집해서 붙여나갔다" 좋아하는 것들을 매일 더 잘 발견하는 기록법 '스몰컬렉팅'. 나만의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감각을 키워보자.
책에는 이런 수집을 '스몰컬렉팅'이라고 정의했다.
누군가의 눈에는 쓸모없어 보이는 것이었겠지만, 각기 다른 패키지와 제작물이 전하는 재질과 미감은 나에게 실제로 브랜드의 디자인을 결정하할 때 예리하게 결정을 할 수 있는 경험을 주었다. 이게 바로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작은 티끌처럼 관심사에 관한 것들을 경험하고 기록하고 수집하는 것이, 결국에는 태산처럼 다가와 꽃망울이 터지듯 브랜딩으로 피어날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좋아하는 것들이 있다면, 온라인으로만 자료를 수집하지 말고 손으로 만지고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작은 것부터 매일 기록하며 모아봤으면 좋겠다. 시간이 쌓이면서 발견한 작은 아름다움들이, 브랜딩으로 피워낼 수 있는 충분한 이야기와 감각이 어느새 크게 쌓여 있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