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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수생 May 20. 2021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꿈꾸다

지금은 육아휴직 <기간이 정해져 있는 출근하지 않는 삶을 사는 중>

육아 휴직을 하고 회사로 출근하지 않은 지 70일이 조금 넘었다. 이제 출근하지 않는 것에 완벽히 적응이 되었다. 출근에 적응하는 건 직장생활 14년 차인 지금도 적응이 안되는데 출근하지 않는 건 14일이면 적응이 되는 것 같다. 휴직 초반에는 직장에서 업무 인수인계 관련으로 간간히 연락이 왔기에, 아침저녁으로 메일도 확인했었는데 그것도 한 달이 넘어가니깐 확인하는 횟수가 하루 3회에서 2회로 지금은 전화가 올 때까지 딱히 확인하지도 않는다.

모든 직장인은 출근과 동시에 퇴근을 기다린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퇴사를 기다린다. 당연히 경제적인 자유가 뒷받침되었음을 전제하겠지만 말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출근보다 지구 멸망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평범한 직장인 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좋은 직장, 안정적인 직장이라고 말하는 곳에 다니고 있지만 그것들이 출근이 즐거운 이유를 만들어 주진 못한다. 출근함과 동시에 퇴근을 기다리며, 월요일이 시작됨과 동시에 금요일 저녁을 기다리고, 토요일 저녁 발표되는 로또 추점을 기대하고, 일요일 저녁이 지나지 않길 모든 신들께 기도했다.


하지만 육아휴직 중인 지금은 모든 게 다르다. 매일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른다. 3월부터 휴직을 시작했는데 벌써 5월이다. 이러다 금방 1년이 지나가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이 전혀 싫지 않다. 반대로 오히려 더 좋다. 주말엔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않지만,  월요일부터는 학교를 가기게 오히려 집안일을 하고 있는 나에겐 평일이 더 편하다. 직장인일 땐 일주일 중 주말 2일이 그나마 기다려졌다면, 휴직 중인 지금은 일주일 중 평일 5일을 더 바란다. 아니 일주일 모두가 좋다. 시간이 흐르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집안일을 하는 중 나만의 여유 시간을 갖게 될 때 종종 이런 생각들이 든다. 휴직이 아니라 퇴직이었으면 어땠을까? 당연히 경제적인 면이 받춰짐을 조건으로 상상을 해본다. 평생 출근하지 않는 다면 그렇다면 더 행복할까? 아니면 1년이라는 정해진 기간이 있기에 지금 시간이 더 행복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걸까? 당연히 전자인 것 같다. 경제적으로 어려움만 없다면야 출근하지 않고 살 수 있으면 그보다 더 좋은 게 있을까 싶다. 부동산이건 주식이건 투자 관련 책들을 읽어보면 경제적 자유의 가장 좋은 점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보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더 행복하다고 표현되어 있다.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정말 상상만으로도 짜릿하고 행복할 것 같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을까.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 디지털 노마드? 책도 읽어보고 각 분야의 유명하신 분들의 유튜브도 듣고 해 보지만 아직까진 방법을 잘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휴직을 계획했을 때 꿈꾸던 게 몇 가지 있었다.

첫째가 온전히 가정주부로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게 모든 삼시 세 끼를 준비하는 거였다. 단순하게 상만 차려내는 게 아닌 메뉴 선정부터 장보기 상 차리기 그리고 설거지 까지. 그리고 이는 70여 일간의 휴직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성실히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두 번째가 글쓰기였다. 블로그 한번 한적 없고 SNS도 하지 않았는데 운 좋게 퇴직 전에 신청한 브런치 작가 신청이 승인이 되어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그런데 계획했던 것보다 글쓰기를 열심히 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잘 쓰는 건 아직 능력이 없으니 많이 써보는 걸 계획했는데 시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딴짓을 하느라 잘 시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더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세 번째가 휴직이 퇴직이 될 수 있도록 경제적인 부를 축적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작게 주식을 해보고 있지만 작게 해서인지 작게 벌고 있다. 또 작게 가상화폐에 손을 데보고 있는데 이 또한 작게 해서인지 작게 잃고 있다. 수년 전부터 부동산도 해보고 있는데 이 것도 작은 곳에서 작게 벌고 있다. 이 또한 남들이 보았을 땐 충분히 잘살고 있는 거 아닌가? 할 수는 있다. 이 모든 건 와이프의 근면 성실함과 재테크에 대한 나보다 수십 배 뛰어난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이렇게 휴직도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사람 욕심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거 아닌가.


힘들게 달릴 때면 멈추어 서고 싶고, 서있게 되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고, 그리고 잘 때도 그냥 맨바닥이 아닌 좋은 고품질의 침대에 포근한 이불을 덮고 싶은 게 사람 욕심이다. 나 또한 그렇다. 내면에 부에 대한 끝없는 욕심과 갈망은 있다. 그런데 막상 무언갈 하고 싶지는 않다. 수많은 사람이 방법을 알려주는데 그대로 실행하기엔 내 의지가 부족하다. 욕심은 있는데 의지는 부족한 그렇기에 생각만 많은 그런 사람이 나 인 것 같다. 하지만 바꿔 보려 한다. 직장에 계속 출근하고 있었으면 일이 많아서, 피곤해서라는 핑계로 이 또한 생각만으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출근을 하지 않아 보니 출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의 행복이 무언지 정확히 깨닫고 있다. 그렇기에 이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한 방안을 빨리 그리고 열심히 찾아내야겠다.

그래서 남이 만든 직장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삶. 타인의 기분에 따라 내 기분이 좌우되는 일이 없는 삶.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삶.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싶을 때 하고 살 수 있는 삶을 나와 내 가족이 모두 누릴 수 있도록. 경제적 그리고 시간적 자유를 영원히 누릴 수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히 시행해 봐야겠다.


이제부턴 단 하루도 미루지 말고 내일의 나를 위해서 오늘의 내가 열심히 살아봐야겠다.


그 첫 번째로 오늘 로또를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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