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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수생 Jan 26. 2022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오은영)

일주일에 책 한 권

대한민국 3대 국민 선생님이라 불리는 오은영 박사의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가 겨울방학 날 학교에서 부모님께 나눠드리라며 선물로 준 책이다. 오은영 박사의 책 두 권을 각 가정마다 보내주었는데, 우선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오은영 박사가 나오는 티브이 프로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주말에 잠깐 예능을 보는 걸 제외하고는 티브이 자체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동 심리 방면으로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60살이 넘으신 시골에 계신 우리 엄마조차도 만날 때마다 오은영 박사가 나오는 티브이 프로그램을 꼭 봐야 한다며 말한다. 그래야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 거라며.


그래서 아이가 책 선물을 받아왔을 때 잘됐다고 생각했다. 이 기회에 아이의 심리에 대해 제대로 공부를 해봐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러나 책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든 생각은 '참 어렵다'라는 것이었다. 아이는 아이로 사는 게, 어른은 어른으로 사는 게, 자식은 자식으로 사는 게, 부모는 부모로 사는 게 쉬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대체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잘'키울 수 있는 건지? 나 자신 또한 '잘'살 수 있는 건지 책을 읽어도 잘 모르겠다. 제대로 읽지 않아서 그런 건지 아직도 마음공부가 많이 필요한 부족한 사람이라 그런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이 책에서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로 기다리는 것과 아이를 나와는 다른 인격체로 존중해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의 발달을 지켜볼 때도, 아이를 가르칠 때도, 옳고 그른 것을 가르쳐 주는 훈육도 모두 기다림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렇게 잘 기다려 주려면 아이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한다. 아이를 나와 동일하게 생각하거나, 나의 소유로 생각하면 기다리지 못하고 기다리지 못하는 성급한 마음이 욱이 되어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다. 약속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애가 골라준 옷은 입기 싫다고 하고, 입혀주면 자기가 직접 입는다고 하면 어느 순간 욱하는 마음에 채근하고 내 손을 뻗어 직접 옷을 입혀 주고 손을 잡고 끌고 나갔었다. 그러면서도 다른 날은 "이제 옷은 네가 혼자 입을 줄 알아야지?"라며 스스로 하길 바랬었다. 그런데 이 상황이 이 책에도 똑같이 적시되어 있었다. 


혼자 입으라고 할 땐 언제고 어느 때는 "내가 해준다고 했잖아!"라며 이율배반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부모가 많다는 내용으로 말이다. 알아서 해봐라고 했으면 부모가 대신해주면 안 된다라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부모가 기준이 없으면 아이는 힘들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부모가 주는 지시에 일관성이 없으면, 아이는 그것이 자신을 괴롭히고 누르려는 것처럼 느낀다고 한다.


또한, 아이를 가르치다가 욱하는 것은 '얼마나 잘하느냐'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라 한다. 그렇게 되면 아이가 좀 지지부진하거나 여러 번 가르쳤는데도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꾸 틀리거나 딴짓을 하면 부모는 못 견디고 욱하게 된다. 하지만 쉬운 것을 잘 못하는 아이를 대할 때 부모는 나는 지금 어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철저히 아이의 발달 정도에 맞춰서 바라보고 기다리고 그러면서 끊임없이 가르쳐야 한다고 말이다. 


이 책에서 나의 현실과 너무도 비슷해서 많은 후회와 반성을 한 부분이 있다. 이 부분만큼은 모든 아빠들이 읽고 생각해 봤으면 싶다.

'오늘 회사에서 무척 시달렸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현관문을 들어서는데 아이들이 "아빠!"하고 달려든다. 갑자기 피로감이 확 몰려온다. 그렇다고 "어우, 저리 가. 아빠 피곤해"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피곤하고, 아이들의 요구를 받아 주면 내가 더 피곤해지므로 나의 손해다. 그렇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아이가 아빠와 함께할 권리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직장 생활이 힘든 것은 내 숙제다. 내 숙제로 아이의 권리나 다른 사람의 안전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의 조급함과 성급함을 아이의 부족함이라 생각했다. 부족한 건 아이가 아니라 나였다. 내가 1분을 더 기다려 주는 여유로움이 없는 사람이었고, 아이를 한 명의 독립적인 사람으로 대하는 존중심이 없었다. 무조건 내가 가르치고 이끌고 내가 원하는 길로 데려가야만 하는 비독립적인 사람으로 대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쉴 때나 내가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아이가 독립적으로 혼자 놀고 혼자 책 일고 혼자 자길 바랬다. 오로지 내 중심에서 모든 걸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했었다.


이러한 생각과 행동이 쉽게 변하진 않겠지만 나를 위해 아이를 위해 가족을 위해 기다림의 여유를, 포용하는 너그러움을 그러면서 모든 인격체를 존중하는 마음을 더욱 키워나가야겠다. 


그러기 위해 첫 번째로 어떤 상황에서도 욱하지 않고, 마음의 중심이 무너지지 않도록 나 아닌 사람 때문에 나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마음공부에 더욱 정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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