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 장비도 커스터마이징이 된다?
○ 맥가이버급 무인체계의 등장
최근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떤 문제라도 해결해 내는 맥가이버급 해양 무인체계가 등장하고 있다. 미국 텍스트론사의 공통 무인수상정(CUSV, Common Unmanned Surface Vehicle)은 이름에서 느껴지듯 범용성과 활용성이 극대화된 무인수상정으로 정찰 임무뿐만 아니라 기뢰전, 대잠전, 수상전투까지 수행 가능하다.
함 탑재 가능 : 적 기뢰 탐지, 직접 교전하기 위해 연안전투함(LCS)에 탑재되어 작전지역으로 이동 가능
이종 무인체계 협동 가능 : 항공드론(UAS)이나 무인잠수정(UUV)을 플랫폼 내 탑재 가능
더 놀라운 것은 이렇게 다양한 작전운용이 가능하지만 단 12m급의 무인수상정이라는 점이다. 초대형급이나 대형급 무인수상정도 아닌데 이 많은 기능을 담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 The Future is Now, 가혹한 환경 + 복잡성까지 증가할 미래 해전(海戰)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는 변변한 해상전력 없이도 해양전에서 러시아를 곤경으로 몰아넣었다. 수상전력이 없는 우크라이나 해군은 UAV, 지대함미사일, 탄도미사일 등을 활용해 러시아 해군에 타격을 준 것이다. 타 작전영역의 전력자산이 해양전에 투입되어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이 증명됐다. 특히 ‘언젠가’ 미래전에 적용될 것이라 여겨졌던 AI, 무인체계가 러-우 전쟁, 이-하마스 전쟁을 겪으며 ‘현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임을 세계각국은 목도하게 되었고, 발화되고 있던 무기체계 획득 방식 개혁에 기름을 부었다. 인간만이 전쟁에 나섰던 과거 전쟁환경에서 AI와 무인체계라는 새로운 객체 등장, 그리고 불분명해진 작전영역으로 새롭고도 복잡한 양산을 띄게 된 미래 해전(海戰). 실시간으로 바뀌는 가혹한 바다 환경과 전쟁 상황에 맞춰 수행 가능한 임무와 작전능력이 유연하게 변경될 수 있도록 무기체계 획득 속도는 빠르게, 획득 방식은 새로워져야만 했다.
○ 최소한의 변경, 최대한의 효과를 위한 MOSA와 K-MOSA
어찌 보면 무인체계의 탄생 자체는 기존 성분작전의 확장, 더 나아가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新작전의 탄생을 의미한다. 또한 지금 식별된 新작전에 대응하는 전력을 확보하더라도, 변화의 속도는 너무나 빠르기에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끝없는 기술의 진보와 적군의 진화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미국은 2019년 국방부 3군 각서(DoD Tri Serviced meno)를 통해 모듈식 개방형 시스템 MOSA(Modular Open Systems Approach) 개념을 미래 무기체계 개발 사업에 최대한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나라 역시 국방무인체계 계열화·모듈화를 위한 K-MOSA를 본격 추진하기 위해 2024년 4월 9일 ‘국방전력발전업무훈령’을 일부 개정하여 발령하였다.
MOSA와 K-MOSA를 관통하는 핵심은 새로운 작전 운영 능력을 얻기 위해 새로운 무기체계를 매번 처음부터 만드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노력과 시간을 투입하여 기존 시스템을 조합하거나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능력을 얻는 것이다.
○ 극도의 효율성을 위해 플랫폼은 수렴, 임무장비는 발산하도록.
MOSA, K-MOSA의 계열화, 모듈화 개념을 무인체계 소요 요청, 결정, 획득 과정에 적용하여 처음부터 ‘조합’과 ‘진화’가 가능한 형태로 개발하면 미래의 불확실성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즉 플랫폼은 최적의 수로 수렴시키고, 임무장비는 발산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시켜 ‘효율 극대화’와 ‘임무 범위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자동차 옵션을 고르듯 무인체계 임무장비를 손쉽게 고를 수 있다면?
앞서 말한 미국 텍스트론사의 공통 무인수상정(CUSV, Common Unmanned Surface Vehicle)도 결국 임무장비의 모듈화를 통해 다양한 작전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한 사례 중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흐름에 맞춰 이미 전 세계 각국에서는 플랫폼 계열화, 임무장비 모듈화를 통해 더 신속하고,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해양 무인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모듈화된 임무장비 옵션을 제공하는 L3 Harris의 소형 무인잠수정(UUV) [IVER4 900]
IVER4 900은 함수(Forward section), 함미(Towed payload)에 각 3개의 임무장비 옵션을 제공한다. 또한 중간부에는 운용시간 증대를 위한 배터리팩 추가 옵션도 제공한다. 더 나아가 L3 Harris가 제공하는 기본 옵션 외에도 사용자가 원하는 별도의 페이로드를 탑재할 수 있도록 ‘User Defined Option’도 선택할 수 있다.
모든 선박을 무인수상정으로 바꿔주는 ST Engineering [AUTONOMAST]
우리는 처음부터 ‘무인수상정’을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마스트를 교체하는 것만으로 평범한 유인선박을 무인수상정으로 바꿀 수 있다면 新해군 전력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획득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싱가포르 ST Engineering이 개발한 모듈식 AUTONOMAST 시스템은 AI, 항법 레이더, 360˚카메라, 충돌 감지 및 회피 센서, 데이터 링크 등이 탑재된 마스트로 이를 유인선박에 적용하는 것만으로 선박을 무인화할 수 있다.
만능 수륙양용 무인로봇 Rheinmetall [Mission Master]
독일 라인메탈(Rheinmetall)이 개발한 만능 수륙양용 무인로봇 미션마스터(Mission Mater)는 전천후 조건의 모든 지형-모래, 바위, 산간, 심지어 수상에서도 1,000kg의 물자를 수송할 수 있다. 요구되는 임무와 작전환경을 고려하여 계열화된 3개의 플랫폼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모듈화된 임무장비 조합에 따라 감시정찰, 화력지원, 통신중계, 구조 등 다양한 솔루션을 확보할 수 있다.
○ 시작된 유 무인 범용 임무장비 식별/적용, 시작될 ‘무인체계用’ 모듈화 임무장비 개발
K-MOSA의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논의되어 왔다. 무인체계 개발이 가시화되며서 지난 4월 9일 본격적인 적용을 위해 훈령까지 개정되었고 이제는 수행만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개정된 훈령에 기반하여 해양 무인체계 획득방식 변화에 박차를 가할 때이다. 대형 무인플랫폼의 경우 유인체계 임무장비를 그대로 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미 해군은 민간선박을 무인화한 대형무인수상정(LUSV) 노마드함(Nomad)과 레인저함(Ranger)에 능동형 다목적 함대공 미사일인 SM-6을 탑재하였다. 또한 LIG넥스원의 ‘비궁’과 같은 비교적 작은 크기의 화력체계의 경우 중소형 이상의 무인수상정에도 탑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 주목할 점은 앞으로 ‘무인체계用’ 임무장비에 대한 모듈화 개발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체급이 작아진 소형 무인플랫폼의 경우 소형화된 임무장비 개발이 수반되어야 할 수 있으며, 이제는 더 이상 플랫폼에 종속된 형태가 아닌 다수의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형태로 개발이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종무인체계 플랫폼뿐만 아니라 이종플랫폼에도 호환될 수 있도록 처음부터 정밀한 설계 후 개발되어야 한다. LIG넥스원은 해양 무기체계의 전통 강자로서 Sensor to Shooter에 이르는 임무장비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그 누구보다 해양환경, 무인체계 플랫폼, 임무장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LIG넥스원이 K-MOSA에 대한 앞선 고민과 준비로 다가올 시장을 이끌어 나가길 바라본다.
[Vol.2] ISSUE NO.3
임무 장비도 커스터마이징이 된다?
모듈화로 더 강력해질 진화형 무인체계의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