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재즈의 숨결을 담은 걸작
Antonio Adolfo는 브라질 음악의 독창성과 깊이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전 세계 재즈와 보사노바 애호가들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저같은 일반인은 뮤지션 이름은 커녕, 브라질 음악은 삼바? 보사노바? 라는게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요. 심지어 삼바는 음악종류도 아니네. 춤 종류입니다.
그런 저에게 이 음반을 듣게 해준 원인은, 역시나 앨범커버 였습니다. 귀여운 강아지만 있어도 눈길이 갔을 텐데 고양이라니요. 이런 커버의 곡을 들어보지 않는다면 저는 바이닐을 시작한 의미가 없을겁니다.
앨범의 첫 곡인 "Cascavel"은 강렬한 전자 베이스의 선율로 시작해 청자를 사로잡습니다. 'Cascavel'은 브라질 포르투갈어로 방울뱀을 뜻하며, 곡의 리듬은 방울뱀의 유려하면서도 묵직하고, 날카로우면서도 신비로운 움직임을 연상시킵니다. Adolfo의 피아노는 리드미컬하게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우아한 선율을 그려내, 듣는 이를 신비로운 음악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이 곡은 앨범 전체를 끝까지 감상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선사합니다. 저 역시, 강냥이에 끌려 이 앨범을 선택했지만, 첫 곡의 임팩트가 이 정도가 아니었다면 구매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재즈 피아니스트의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베이스의 흡인력이 대단했던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Nordeste”는 브라질 북동부에 위치한 지역명입니다. Adolfo는 이 곡을 통해 해당 지역의 독특한 음악적 색채를 담아내고 싶었나 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아마도 서울 출신 뮤지션이 전라도/경상도 음악을 위시한 느낌이겠지요. 실제로 Antonio Adolfo는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이고 Nordeste는 브라질 북동부 끝쪽에 위치합니다.
전통적인 브라질 리듬과 현대 재즈가 결합된 느낌을 주는 이 곡은 플룻의 오프닝이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선율과 활기찬 분위기를 선사합니다. 이어지는 Adolfo의 피아노는 지역의 분위기와 생동감을 담아내려는 의도가 엿보이는데요, 브라질 현지 시장을 방문했다면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록곡 중 유일하게 보컬이 들어있는 곡입니다. “Alegria de Carnaval”은 '카니발의 기쁨'이라는 제목처럼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담고 있습니다. 댄서들이 삼바를 추며 퍼레이드를 하는 영상 어디에 갖다 붙여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 이 곡은, (당 앨범의 다른곡에 비해) 화려한 리듬과 다채로운 악기 연주가 어우러지며 생동감을 전달합니다.
앨범명이자 타이틀곡입니다. Viralata는 포르투갈어로 잡종견, 우리가 흔히 '똥개' 라고 말하는 그것입니다. Adolfo는 서로 다른 음악적 요소들이 마치 믹스견처럼 융합된 자신의 음악적 스타일을 이 곡, 나아가 이 앨범을 통해 상징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 곡은 앨범 내에서 신디사이저 피아노가 아닌 일반 피아노를 연주한 유일한 곡입니다. 피아노 처럼 연주된 다른 많은 소리들이 있지만, 결국 진정한 피아노 만이 Adolfo 에게 있어 진정한 음악의 Viralata로 나갈 수 있다고 여기지 않았을까요.
Viralata 는 Antonio Adolfo의 정수를 담아낸 동시에, 다양한 장르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 앨범입니다. 끊임없이 브라진 전통 리듬을 강조하고 다른 리듬이나 악기와의 독창적인 조화를 통해 단순한 퓨전재즈음악 그 이상을 전달합니다. 각각의 곡을 통해 브라질의 면면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고, Adolfo의 피아노는 이를 연결하는 중심 역할을 합니다. 이 앨범은 브라질 음악 혹은 퓨전재즈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물론,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훌륭한 입문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