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에서, 브랜드를 짓는 중입니다」
나는 지원사업 덕분에 창업을 ‘실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덕분에 몇 번은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다.
로컬에서 창업을 한다는 건,
자본도, 인프라도, 네트워크도
부족하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 나에게 창업 지원사업은
선택이 아닌 생존이었다.
지원사업 덕분에 기획서를 쓰고,
프레젠테이션을 연습하고,
서비스 콘셉트를 구체화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붙는 것보다 떨어지는 게 더 많았다.
‘왜 이걸 하냐고요?’라는 질문 앞에서 머뭇거렸고,
말은 많았지만 논리는 약했고,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현실성이 없었다.
한두 번 떨어지고 나니 감이 오기 시작했다.
지원사업은 결국,
‘이걸 왜 해야 하는가’와
‘이걸 어떻게 할 것인가’를
증명하는 과정이라는 걸.
그리고 그걸 담백하고
똑똑하게 보여주는 사람이 통과한다는 걸.
내가 사업계획서에
매달리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매번 서류에서 잘렸던 경험을 분석했고,
누가 붙었는지 찾아보며 흐름을 익혔다.
그러면서 알게 된 팁들 몇 가지.
1. 심사위원은 '이 사람 진짜 할 사람인가?'만 본다
→ 아이템보다 ‘의지’와 ‘실행계획’이 중요
2. 요즘 유행하는 키워드는 무조건 넣어야 한다
→ ‘AI’, ‘로컬’, ‘사회적 가치’, ‘연결’ 같은 단어를 진심으로 풀어내야 한다
3. 서류는 ‘읽히는 맛’이 아니라 ‘보는 맛’이다
→ 한눈에 ‘구조’가 보여야 하고, 숫자와 근거가 잡혀 있어야 한다
4. 발표는 발표가 아니다, ‘확신을 전달하는 시간’이다
→ PPT 디자인보다 중요한 건 말의 구조와 표정이다
5. 떨어져도 괜찮다, 기록만 남겼다면
→ 다음에 써먹을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은 그대로 재활용 가능하다
사업계획서 작성, 피칭, 시장 조사, 고객 인터뷰...
나는 이 모든 걸 지원사업 덕분에 배웠다.
처음에는 붙는 게 목표였지만,
지금은 기록하고 실험하는 게 목표가 됐다.
내 아이템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생겼고,
내가 왜 이걸 하고 싶은지 스스로 더 선명해졌다.
지원사업으로 ‘먹고산다’는 건
돈을 타는 게 아니라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 시간을 나는 잘 썼다고 생각한다.
당신에게 ‘공간’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내가 살아가는 곳이 가진
감정, 혹은 가능성을 적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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