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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짓는다는 건, 나를 이해하는 일

「구미에서, 브랜드를 짓는 중입니다」

by 포포몬쓰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결국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을 반복하는 일이다.



처음엔 남을 설득하는 일인 줄 알았다


처음 창업을 결심했을 때,


나는 나의 브랜드를 멋지게 포장해 보여주고 싶었다.


신뢰를 얻기 위해, 있어 보이기 위해,


‘잘 만든 브랜드’의 틀을 따라가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게 너무 피곤하다는 걸 느꼈다.


내가 만든 문장인데


내 말이 아닌 것 같고,


내가 정한 색깔인데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했다.



진짜 ‘브랜드다운 브랜드’는 나를 닮아야 했다


내가 운영했던 브랜드들,


시도했던 프로젝트들,


실패하고 멈춘 서비스들.


그 모든 과정을 거치며


나는 점점 ‘겉보다 속’을 보기 시작했다.


이 브랜드는 왜 여기서 시작되었는가?


내가 만들고 싶은 건 무엇인가?


무엇이 불편했고,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


그 질문들이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었고,


동시에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는 실마리가 되었다.



브랜드는 나를 향한 거울이다


나는 이제 안다.


브랜드를 만든다는 건,


내 언어를 찾아가는 일이고

브랜딩을 한다는 건,


내 생각과 태도를 정리하는 일이고

창업을 한다는 건,


내가 믿는 가치를 실험해 보는 일이라는 걸.

그래서 브랜드는 겉모양이 아니라


삶의 구조이자


나를 향한 질문의 형태였다.



‘나다운 브랜드’를 짓는다는 것


남들처럼 보이려고 할 필요 없다.


나답게, 불완전해도,


나만의 속도로 만들어가면 된다.


내 브랜드는 완성형이 아니다.


여전히 짓는 중이고,


계속 고치고, 또 무너지고, 다시 세운다.


하지만 그 과정 하나하나가


지금의 나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나는 계속 짓는다


‘브랜드를 짓는 중입니다’라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지금도 진심으로 짓고 있다는 말

이 시리즈를 쓰며


나는 ‘브랜드’라는 단어 안에


나의 언어와 태도와 삶을 담아봤다.


이 기록이 누군가에게


“나도 해볼 수 있을까?”라는


작은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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