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의 농업을 전하는 청년 농부, 오늘도 파밍

by 로컬키트 localkit

과거보다 농촌을 경험하기 더욱 힘든 시대다. 청년들은 더 좋은 인프라와 환경을 찾아서 도시로 몰리고, 농촌은 노인들의 지역으로 전락했다. 고령화는 지역 농촌이 해결해야 할 큰 숙제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지방 사회도 마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수년 전부터, 로컬 지역과 그들의 삶을 체험해 보는 여행이 ‘한 달 살기’ 등의 이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청년들을 포함한 외지인들이 각 지역에 방문하여 삶을 체험해 보고 살아보는 여행을 하는 것, 이러한 여행 수요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기획되었다.

전라남도 역시 마찬가지다. 청년들이 지속 가능한 소득 창출을 통해 로컬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전남형 청년 마을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게 ‘청순 농부’의 ‘오늘도 파밍’ 마을이 등장했다.


오늘도 파밍은 귀농인 교육, 농업 관련 대학원과 교육 지원 사업 등 다양한 농업 활동에서 만난 청년 농부들이 운영하는 청년 마을이다. 현재는 원 데이 클래스와 같은 반나절 체험, 2박 3일간의 체험 그리고 한 달 살기 프로그램 이렇게 세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마침 오늘도 파밍에 방문하기로 한 날, 수국 분갈이 체험 프로그램이 계획되어 있었다. 프로그램은 순천시 낙안면에 위치한 ‘맥가이버 공유 대장간’에서 진행되었다. 지역의 청장년층이 어르신들의 불편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공유 대장간은 현재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시설로 탈바꿈 중이다. 이곳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현실적인 청년 농업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오늘도 파밍’

약 3년 전, 고령화와 인구 소멸의 고민을 갖고 있던 전라남도에서 청년 농업인끼리 모였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동아리 활동으로 순천의 청년 농업인들이 모이게 되었다. 서로 농업에 관한 고민을 나누고 홍보도 하며 지속적인 공동체 활동을 하다가, 2023년 ‘오늘도 파밍’이라는 이름으로 청년 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되었다.


사람이 부족한 순천

청년 마을은 지역의 자원을 이용하여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목표를 바탕으로, 어떤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싶냐는 질문에 김근수 오늘도 파밍 대표님은 사람 문제를 언급하였다.

“사람이 없습니다. 저희들이 지금 활동하는 것에 있어서도 굉장히 손이 모자라고 사람이 없어요. 근데 솔직히 말해서 쉽지 않아요. 청년들이 아무 기반 없이 쉽게 농업에 진입하기를 바라진 않아요. 꼭 직접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더라도 지역에서 할 수 있는 다른 로컬 사업들이 있잖아요.”

꼭 직접 농사를 짓는 것만이 농업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청년들에게 농업을 최대한 노출시키고 관심을 끌어내는 것, 농촌에도 먹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청년들이 인지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오늘도 파밍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전했다.


어려움과 매력이 공존하는 순천의 청년 농업

“순천은 도농 복합도시예요. 도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서울 가고 싶으면 KTX 타고 이동할 수 있고, 광주도 쉽게 갔다 올 수 있고, 이것이 장점이에요. 다만 아쉬운 점은 땅값이 비싸다는 것과 지자체 자금들이 다른 지역의 경우 농업밖에 없기 때문에 농업에 다 투입이 되는 것에 반해, 순천은 정원 산업이나 도시 개발에도 예산이 들어가다 보니 농업인으로서는 아쉬운 것들이 있더라고요.”

순천은 도시와 농촌의 모습을 둘 다 갖고 있는 지역이다. 도심과의 접근성이 좋다는 것은 순천에 사는 청년에게 커다란 장점이다. 실제로 순천역에는 KTX가 하루에 약 30회 가까이 정차하고 있으며 인근 여수공항 역시 차량으로 접근하기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다만 농촌에서 농업을 하며 살아가는 것은 상당히 치열하다는 의견도 전했다.

“농업도 그냥 사업 아이템일 뿐이지, 이것도 정말 치열한 세계이고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분야는 절대 아니죠. 모든 사업이 그렇지만 특히 농업은 시간 투자가 오래 걸리는, 물건을 갖고 와서 재고를 두고 팔 수 있는 그런 분야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장기 투자가 필요하고 치열한 분야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현실적인 정책의 필요성

“저는 항상 얘기해요. 저희가 모이는 일에도 때때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요. 수익 사업을 해야 하니까요. 놀려고 모이는 것이 되어버리면 지속 가능할 수가 없거든요. 이건 취미생활이 아니잖아요. 청년 정책들도 사실 허울뿐인 경우가 많아요. 돈을 벌어야 해요. 진짜 현실인데 직업이 제일 중요해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이란 뜻이다. 청년 농업인들은 많은 농업 정책이 ‘낭만 추구’ 수단이 됐다는 점을 비판한다. 농업이 직업이자 생업이라는 사실을 잊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파밍은 농촌에 농업 외에도 다양한 직업과 일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청년 마을 만들기 이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까 인쇄, 기획하는 청년, MC일을 하는 청년, 음향 일을 하는 청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들이 일을 하고 있고 대표를 맡은 경우도 많더라고요. 꼭 이 순천이라는 곳 그리고 시골이라는 곳에서 농사만을 짓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분야에서 전공을 살려서 일하고 정착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농촌의 인구는 지금도 줄어들고 있다. 동시에 다양한 농촌 정책들도 시행되고 있다. 농업은 낭만이 아닌 당장 먹고 사는 문제인만큼, 더욱 현실적인 방향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인구소멸이라는 농촌의 숙제, 농업인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어 긍정적인 해결 사례가 많이 들려왔으면 한다. 그리고 오늘도 파밍 청년 마을이 이러한 시작점이 되었으면 한다.


글·사진: <local.kit in 전남> 사회팀 김현승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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