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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cal Park Oct 20. 2022

221020

<속 쓰림>

아주 튼튼한 위장을 가졌다고 자신해왔다.


그러나 아무래도 오만함은 화를 불렀고, 허리를 똑바로 펼 수 없는 애벌레 혹은 공벌레 상태가 되어 방바닥을 오래 굴렀다. 살며 민간요법을 통해 신체적 곤란함을 벗어난 경우가 거의 없기에 반신반의하며 

'속 쓰릴 때 좋은 음식'을 검색해 본 결과, 

현재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할 수 있는 건 '꿀물'뿐이라 급하게 제조했다.


어라.. 5분 전 위장이 아파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통화하며 괜찮아지면 다시 전화하겠노라 했던 친구에게

당장 전화를 걸 수 있을 정도로 위장은 급속도로 호전됐다. 어릴 적 본 드라마에서 전날 술을 잔뜩 마시고 들어와, 다음날 아침 잔뜩 찌푸린 얼굴로 배를 문지르는 남편 혹은 아들에게

'옜다. 마셔라!' 하며 어머니가 대접 가득 넘실대는 꿀물을 갖다 바친 이유를 이제 와 몸소 체감한다.


한참을 쪼그리고 앉아있었기에.. 물론 저런 행색은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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