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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cal Park Dec 06. 2022

221206

<10대 시절>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다.


고등학생 시절, 선생님들은 이성 학생들의 '사귐'을 두고 세상 만악이 이곳에서 출발하기라도 했다는 듯 펄펄 뛰었다. 나이가 들어 나도 선생님들이 어떤 것을 우려했는지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좋든 싫든 여자와 남자는 뒤섞여서 한 사회 속에 살아야만 한다. 한국 사회는 참 이상하다. 유치원, 초등학교 한 곳에 몰아 놓고 잘 지내라 타이르더니, 중고등학교 그저 공부에 매진할 것을 권하며 멋진 이성은 학업을 무사히 마쳐냈을 때 부상으로 수여되는 상품이라 설득한다. 20대가 되어선 또 젊은 열정에 휩쓸리지 않길 경고하며 그 나이에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내 엄하게 다그치다가 느닷없이 20대 후반이 되어선 떡하니 인물도 괜찮고 직업까지 쏠쏠한 이성을 데리고 결혼하겠다고 나서 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냥 그 나이대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이 있는 것 같다. 난 중고등학생 시절 공부를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딱히 줏대 있진 못했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나눠 놓은 대로 남 녀 유별하게 지내다 대학생이 됐을 때 참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더 나이 먹은 지금은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를 보며 그 나이대에서만 할 수 있는 풋풋한 이야깃거리를 하나도 남기지 못한 내 10대 시절이 너무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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