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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cal Park Feb 08. 2021

도서관 가는 일요일


2021.02.08 (일)


약 3주간 쥐고 있던 '경애의 마음'을 드디어 다 읽었다. 완독한 책을 반납하러 도서관에 가는 길은 위풍당당하다. 이 작은 성취감이 책을 꾸준하게 읽도록 하는 원동력이다. 뭔가 하겠다 하겠다 말만 달고 사는 추진력 제로인 나에게 완독의 성취감은 우울감으로부터 구제하는 구원의 손길이기도 하다.


도서관 공간이 주는 정돈된 따뜻한 느낌이 좋다. 나는 같은 시 내에서 여러 번 이사 다녔는데 현재 다니는 도서관은 꽤나 신축인 곳이라 이 깨끗하고 밝은 느낌이 한층 더하다.

코로나 사태에 도서관도 몇 달 운행이 중단됐었다. 예약을 통해 책을 빌릴 순 있었지만 자료실을 이용할 순 없었는데, 요즘은 지정 열람석을 몇 개 두고 나머지 의자는 다 빼버리는 식으로 거리두기를 시행하며 운행하고 있다.


나는 도서관에 갈 때 빌리고자 하는 책을 정해두고 가는 편이다. 완독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그리고 꼭 몇십 페이지 정도는 읽어서 흥미가 확실히 당기는 책인지 검수를 하고서야 빌린다. 그런 흥미를 간직한 채 집으로 돌아와야 뜸 들임 없이 이어 읽게 되길래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만든 나름의 루틴이다.


다음 주는 지정 휴관일인 월요일과 목요일부터인 설 연휴 때문에 단 이틀밖에 열지 않는다. 연휴를 앞두고 긴 휴일 동안 읽을 책을 빌리러 온 사람들로 도서관은 평소보다 부쩍 생기가 돌았다. 종합자료실 통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따스했던 어느 일요일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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