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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cal Park Feb 08. 2021

차가운 손

2021.02.08 (월)


나는 손 발이 차다. 일 년 내내. 물론 하루에도 오르락내리락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찬 편이다. 어렸을 때부터 늘 차가워서 어머니가 이거 저거 몸 따뜻해진 다는 걸 해 먹여도 그리 호전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몸 어디가 딱히 안 좋은 것도 아니었다.


살면서 누군가와 손을 잡거나 닿았던 순간에 내 손보다 차가운 손을 만난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유독 차가운 손을 잡았던 기억이 구체적으로 언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할 정도다. 집에 가만히 앉아 있을 때도 손이 시린데 이럴 땐 엉덩이 밑에 깔고 앉거나, 바지춤에 꽂아 놓거나, 앞 뒤로 뒤집어 가며 목에다 손을 데운다.


평소 별 생각 않고 살고는 있는데 문득 생각하면 궁금하다. 피부 아래 흐르는 피는 심장에서 나왔으니 분명 뜨겁진 않더라도 따뜻할 텐데, 살아있는 사람 손이 어떻게 이렇게 어름장일 수가 있을까?


저녁,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손 발 모두 한껏 열기가 올랐다가 이내 스르르 차갑게 식어가는 중 한 소리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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