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cal Park Feb 09. 2021

조카 생일 선물

2021.02.09 (화)


이제 곧 8살 생일을 맞는 첫째 조카에게 선물을 하나 보냈다. 뭘 보낼까 하다가 그저 만만한 장난감으로 정하고 며칠을 검색해 한 개를 낙점한 뒤, 중복된 장난감을 이미 가진 건 아닌지 오빠에게 확인 후 주문을 했다. 며칠 뒤 선물을 받아본 조카로부터 '고모 고마워~'하는 문자를 받은 뒤 그제야 중책을 하나 내려놓은 느낌으로 안도했다.


여러 번 선물을 해 봐도 아이들을 위한 선물은 참 고르기 어렵다. 나도 두 조카가 8살 6살이 되기까지 여러 선물을 해본 뒤 약간의 요령이 생긴 것 같다. 예전엔 제일 만만히 옷이나 잡화 -모자, 신발- 등을 했는데 제일 흔한 선물이지만 그만큼 실패율도 높다.


신발 선물 실패에 관한 일화가 하나 있는데, 첫째 조카가 태어나기 얼마 전 나는 해외여행을 갔다 오빠네를 위한 선물로 조카가 태어나면 함께 신을 수 있게 똑같은 디자인에 사이즈만 다른 단화 세 켤레를 샀다. 하지만 조카는 세 살이 다 돼서야 겨우 그 신발을 신을 만큼 컸고, 오빠와 새언니는 이미 그 신발이 다 닳아서 버린 뒤라 세 가족은 단 한 번도 나란히 똑같은 신발을 신을 기회가 없었다.


조카는 세 살 쯤에야 겨우 그 신발을 신을 수 있었지만 그마저도 몇 번 신지도 못하고 바닥 주름이 조금도 닳지 못한 채 신발장에서 치워질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은 정말 빨리 큰다. 신발도 그렇겠지만 옷도 고작 그해 한 계절을 입을 뿐이다. 그나마 내복은 매일 갈아입기 때문에 여러 번 입혀질 확률이 높아 효율적인 편이다.


그래서 결국은 장난감이다. 아이들은 장난감이 아무리 많아도 과하다 생각하지 않고, 오랜 장난감도 쉬 보내버리지 않기에 쓰임의 기간이 긴 편이다. 조카의 손에 한 며칠은 꼭 들려 있다가 곧 새로운 장난감의 등장에 점점 장난감 보관 박스 아래에 위치하게 되겠지만 그래도 조카의 놀이방에 한동안은 굴러다닐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차가운 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