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적으면
심리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신체 리듬, 호르몬 불균형, 날씨, 그날그날의 상황, 정체되는 듯한 느낌. 안 팔리는 집, 원금보다 마이너스인 투자금으로 인한 안정되지 않은 마음 등.
초조하고 불안할 때마다 나를 진정시키고 위로하는 쉬운 방법이 있는데 그건 최악의 상황과 비교하는 것이다. 재난 지역처럼 집이 불타거나 산사태나 홍수로 인해 사라진 것도 아니고 차가 못쓰게 된 것도 아니다. 자녀가 크게 다친 것도 아니고. 전쟁이 일어날 확률은 제로에 가까우니 실물 자산을 가상자산으로 다 바꿔놓지 않아도 된다. 이것만 하더라도 꽤 괜찮은 상황이고 내가 막연하게 불안감을 느낄만한 상황이 전혀 아니다. 그러니 초조해하지 말자. 단지 바람처럼 쉽게 흔들리는 마음의 작용임을 인지하고 내가 해야 할 것을 계속해 나아가면 된다.
투자금은 약간 마이너스지만 긴 호흡으로 기다리면 다시 올라간다. 4년 전에 고위험 주식형으로 전환한 퇴직연금은 안정형이었을 때에 비해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어느새 꽤 큰 목돈으로 불려지고 있고 무엇보다 내 머릿속의 지식과 지혜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하나에만 파고들지 않고 이것저것 관심 분야를 넓혀 가는 것이 단기적으로 봤을 때 발전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내 삶의 주된 목적인 '지혜에 대한 사랑: Philosophy' 차원에서 봤을 때에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미 작년과 크게 다른 삶을 살고 있고 적지 않은 지식과 지혜를 얻었다. 나에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말자. 오르락내리락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참 잘하고 있어. 중요한 것은 내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문제들을 계속해서 새로 발견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고 가정해 보면 참 한심하지 않을까. 그러니 자책하지 말자고.
브런치에 올린 글도 어느덧 백 편이 다되어간다. 머리에 있는 생각들을 생각으로만 갖고 마는 것이 아니라 글로 적다 보면 두리뭉실한 생각들이 명료하게 정리가 되고 내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훌륭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한다. 그래서 내 글은 남에게 보여주려는 목적보다는 나 스스로 인생의 방향을 잡아 나아가는 데에 있어서 도움을 얻는 면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고 그런 장점들 때문에 계속해서 글을 쓰게 된다. 다만 요즘 나의 신상에 대해서 전보다 상세하게 기술하는 것이 좀 꺼려지기는 하지만 그런들 어떠하리.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Annie Ernaux에 비하면 내 글은 나를 드러낸 게 많지 않은 편이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냥 바로 저지른다.>
1. 지난주에 관람했던 '뮤지컬 썸데이'의 핵심 문장은 "뭐든 저질러야 기적이 일어나는 법이니까요"이다.
2. 6인 가족 요트 세계 여행을 다니는 Travelees 아빠도 같은 말을 하였다. 요트를 구매할 때 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한 번도 배를 타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아이들과 세계여행을 하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저질렀는데 막상 시작하니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도 많았고 어떻게든 다 할 수 있게 되더라는 이야기였다.
https://youtu.be/KTaP-PRn9C0?si=SeRXVN-lIhkyEXmv
"생각만 하다가 완벽히 준비하려고 하면 시간도 걸리고 완벽이라는 게 없더라고요. 먼저 시작을 해서, 몸으로 느끼고 배우고 그러다 보면 주위에서 많이 도와줘요. 외국 사람들도 만나는 사람들마다 다 도와줘요. 그렇게 하다 보니 크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솔직히."
3. 한국인 여성 최초 Wingsuiter인 Ivy 권혜연 씨는 어떻게 윙수트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한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거 진짜 하고 싶어 하는 거창한 계기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나 이거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고 해 보니까 진짜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물론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그게 갈수록 편해지고 즐기기 시작하게 된 거죠. 그러니까 이런 걸 왜 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한 것 같아요. "할 수 있으니까"
전 제가 뭔가를 할 수 있는데 그거를 어느 이유에서든지 못하고 있으면 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그러니까 제가 너무 아까워요. 그걸 할 수 있는데 못하고 있는 제 자신이."
https://youtu.be/DtVyAydmyZQ?si=Z75-6E_jLvf29si3
그러니 하고 싶은 게 있고 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과감하게 저지르고 볼 일이다. 임종 때 많이들 후회하는 것은, 할 수 있었는데 못해본 거에 대한 후회라고 한다. 그 할 수 있는 것을 위해 필요한 것이 있으면 우선순위를 그것에 두고 잡다한 다른 것들을 다 포기하고 제거하는 결단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