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폴라 니트

by Loche

꿈을 꿨다.


일주일 전에는 꿈에 그 남자가 나오더니 곧이어 그 여자도 나왔다. 왜 보였을까.

내 꿈에 처음 등장한 그 남자. 뭐지. 꿈속에서의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는 그 여자가 혼자 내 꿈에 나타났다. 뭐니. 뜬금없이 왜.

이때의 꿈도 느낌의 기억은 괜찮았다.


꿈은 왜 꿔지는 걸까. 어떤 메커니즘으로? 그리워하는 마음도 보고 싶은 마음도 전혀 없는데 왜 그들과 그녀의 꿈을 꿨을까. 참 생뚱맞네.


요즘 목폴라 상의를 주로 입고 다닌다. 30년도 더 된 낡은 옷들, 하나는 주황색, 하나는 색 바랜 곤색.

주황색은 저녁에 산책할 때 입고, 곤색은 회사 갈 때 입는다. 목을 따스하게 해 주니 난 좋다. 남이 어떻게 보든 나만 좋으면 된다.


전에 목폴라를 생일 선물로 받고 싶다고 두 명의 여자에게 말했었는데 아무에게도 못 받았다. 그 둘에게 난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들은 나의 호의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나의 시간과 노력과 많은 돈을 써가며 잘해줬건만 생일 선물에 대한 나의 작은 바램은 차갑게 즈려 밟혔다. 그리고 그걸로 내 마음도 미련 없이 정리할 수 있었다. 그래 너희는 그런 사람이구나.


조만간 부자가 되면 갖고 싶은 것 일 순위가 목폴라 니트가 되었다. 금융자산 오십억 벌게 되면 기념으로 하나 사야지. 백억 넘어가면 하나 더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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