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팀의 두 번째 회식이 있었다
외부인 교수 한 명과 함께
팀이 새로 만들어진 지 3개월 반
그동안 팀장은 나를 계속 관찰해 왔다
이런저런 일을 맡기며 같이 하며
그건 나도 마찬가지
나도 그를 계속 파악하는 과정이다
이 팀에서도 인정 못 받으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절박함으로 매사에 임했다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팀장은 상당히 유능하다 그러면서도 성과의 과실을 독과점하지 않고 나누려는 성향을 갖고 있다
1차 고깃집을 나와서 2차로 조용한 곳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직 미혼인 30대 초반 젊은 교수의 연애와 결혼관이 도마에 올랐다
팀 사람들이 보기에 새파랗게 젊은이가 연애 고민을 하니 다들 인생 통달한 사람처럼 미소 지으며 들어준다
팀장도, 나도 이런저런 조언을 해줬고 나는 알랑 드 보통의 책, 그중에서도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세 번은 보라고 권했다.
화제를 바꿔서 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내 의견도 말할 기회가 있었는데 가만히 듣고 있던 팀장이 나에 대해 짧게 코멘트를 하였다
"**님 진솔하세요"
그건 팀장이 그동안 나를 지켜보면서 나에 대해 내린 첫 평가이자 평판 그리고 신뢰의 의미가 담겨있는 단어였다
'진솔(眞率)하다'는 거짓이나 숨김이 없이 진실하고 솔직하다는 뜻을 가진 형용사로, 성품이나 태도가 바르고 순수할 때 주로 사용됩니다. 비슷한 말로 솔직하다, 진실하다가 있으며, 주로 진솔한 대화, 진솔한 성격 등 마음을 진심으로 표현하는 상황에 쓰입니다. - 구글 AI
나라는 사람을 표현할 때 이보다 적절한 단어가 또 있을까 싶고, 팀장은 그런 나를 정확하게 보았다
팀이 작다 보니 팀장은 팀을 키우려고 하고 어제의 회식도 그 젊고 유능한 교수를 팀의 외연 확장의 일원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대화를 하면서 팀장이 왜 그 교수를 꼭 집어서 타겟팅하였는지 그리고 그가 어떻게 팀장의 맘에 들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성품이 매우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실력 있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맘이 맞는 사람을 찾기는 상당히 어렵다
팀장은 어제 회식에서 '궁합'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가며 협업에서의 인적 케미스트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맘이 편하기는 처음이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나의 대운은 말년으로 갈수록 아주 좋아진다"는 것이 장안의 명리학 대가들의 공부 모임에서 공통적으로 논의되었던 분석이다
나에게 찾아온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리라
업무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