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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풍경

by Loche



Uruguay Montevideo


바다가 보이고 저녁노을이 진다

드문드문 돌로 된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

바다를 보며, 바다를 보는 사람들을 보며

바닷바람을 볼에 맞으며 상념에 젖는다


수면 위로 떠오른 수많은 물고기 사체를

피해서 카메라 프레임을 잡는다

낭만적인 풍경만을 담고 싶어서였을까


외면하려 해도 외면할 수 없는 죽음과

삶의 동시성은 바닷가뿐만 아니라

내가 존재하는 모든 곳에 있다



화창한 날의 모래사장

하늘은 파랗다


웃통을 벗고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해안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즐기는 이들

널찍한 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는 이들



Punta del Este

남미에서도 유명한 휴양 해안도시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와 비교했을 때 매우 대조적이다 메트로도 버스도 없고 사람도 많지 않다 체감 물가가 한국의 두 배여서일까 리우와 같은 파벨라도 안 보이고 빈자도 거지도 없는, 있는 사람들의 고급 휴양지 같은 느낌이다 깨끗한 길거리 마치 미국에 있는 것처럼 차가 없으면 다니기 힘든 곳 하지만 마음은 편하고 온전히 바다에 집중할 수 있다



Museo Casapueblo

폭우가 쏟아지기 전에 우버를 타고 도착한

까사 뿌에블로 미술관


이국적인 하얀색 건물이 바다와 아주 잘 어울린다 미술관 레스토랑에 앉아 맛있는 점심을 시켜 먹으면서 비 내리는 바다를 보며 달콤한 대화를 나눈다

하얀 미술관과 잔잔한 남대서양 바다가 잘 어울린다 아름답다 그리고 네가 보고 싶다

미술관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긴 해안선

우산을 받쳐 들고 비 내리는 이 길을 계속 걸었다

신발이 다 젖은 채로


이 길은 지구 반대편의 너와 나를 이어 주는 길

내 마음은 언제나 너와 연결되어 있어



Piriápolis

작지만 아름답고 운치가 있는

바닷가 도시 피리아폴리스

바람이 거세고 파도가 크다

Ocho Nudos 레스토랑의 해산물 요리는 환상적이

Dali Museo Ralli Punta del Este

살바도르 달리의 카이로스 시계처럼

시간의 길이는 우리가 직접 만들어 가는 거겠지

떨어져 있는 시간은 길어도 아주 짧게

같이 있는 시간은 적어도 아주 오래


각자 또 함께 몰입하며 내면으로 들어간다

가만히 응시하고 진정으로 공감하며

죽음을 기억하고 변화를 수용한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본능적 욕구와

지속적인 성장 동시 만족이 가능한

매우 드물고 각별한 관계


유난히 한가했던 열흘간의 우루과이 휴양

심상의 변화는 그 어느때보다도 다채로웠다


이제 홀가분하게 떠난다

BsAs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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