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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정민 Mar 27. 2020

중력

중력은 질량이 있는 물체와 물체 간에 끌어당기는 거대한 힘이지만 우리 세상에 발견되어 알고 있는 4대 힘 중에는 가장 약하다. 그리고 중력에는 끌어당기는 힘(인력)만 있고 미는 힘(척력)은 없다.

그런데 인간은 지구 안의 미물에 불과하여 이 중력 때문에 땅에 딱 붙어 지낸다. 인간은 날 수 없기에 중력이 이처럼 거대한 힘 같아 보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거대하면서도 약한 힘이다. 인간은 완전하진 않지만 중력을 쉽사리 이겨낼 수 있다.

팔 한쪽을 들어보라. 떨어지려고 하는 힘이 중력이고 버티는 힘이 우리 인간의 힘이다. 얼마 간은 중력을 이겨낼 수 있다. 다리 한쪽을 들고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헬륨가스 풍선을 적당히 매달면 중력을 쉽게 이겨낸다.

그런데 오늘은 슈퍼문이 뜨는,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날이라고 해수면이 올라온다고 한다. 다들 잘 알다시피 밀물과 썰물은 달이 궤도에서 달아나려는 힘 때문에 생긴다. 이 아무것도 아닌 힘 같은데 이렇게 큰 물체들끼리는 이런 현상을 만든다.

그렇게 큰 달이 지구의 당기는 힘에 갇혀 있는 것도 신비로운데 그 달이 또 지구를 당겨 이 거대한 바닷물을 밀고 당기고 하다니. 그런 지구가 또 태양을 돌고, 그런 태양계가 또 우리 은하를 돌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리 생각해도 상상이 쉽지 않다.

태양계가 우리 은하를 공전하는 데는 2억 2천만 년이 넘게 걸린다고 하며 지금까지 약 25번 정도 공전했을 것이라고 한다. 난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얼마나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더불어 심하게 겸손해진다. 우주와 자연 앞에서.

인간은 태어나서 중력을 이기지 못해 땅에 엎어져만 있다가 겨우 머리를 드는 것으로 중력에 적응하며 1년 여가 지나면 지구가 궤도로 날아가는 방향과 가속력에 맞춰 두 발로 땅을 딛게 된다. 그다음은 뛰기도 하고. 얼마나 오묘한 섭리인지 모른다.

우주는 무중력이니 참으로 신기하구나. 이것이 아니다. 정확히는 그 반대다. 온통 우주는 무중력의 세계이지만 우리 인간이 정말 특이하게도 지구 안에 지구의 중력으로 갇혀 있는 것이다. 무중력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고 우리가 특이한 상황인 것이지.

그러므로 그렇게 큰 물체와 행성들도 우주 안에 두둥실 자기 자리에 떠 있는 것처럼 존재할 수 있지. 어쩌면 '떠있다' 이런 표현도 맞는 표현이 아니겠지만. 뭐 살면서 단 한 번도 관심 가져보지 않은 사람들이 많겠지만 난 온통 이런 게 궁금하다.

그래서 사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간혹 조금은 피곤하다. 그래도 나는 더 크고 넓고 깊은 세상을 보며 살다 가고 싶다.

2016.11.15. 쓴 글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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