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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Feb 05. 2020

사무실 안의 내 모습

사무실 한 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내 모습

갑자기 제삼자의 입장에서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나를 보고 있었다. 시간은  8:30분경. 퇴근 시각인 7시가 되자마자 밖으로 나가서 저녁을 떼울 곳을 찾는다. 예전 같으면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했겠지만  혼자 나서다 보니까 도저히 눈을 씻고 찾아봐도 가고 싶은 식당이 없다. 내가 까다로운 건지 아니면  동네가 이상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동네가  곳이 없기는 하다. 그러다가 결국 눈에 밟힌 거는 순댓국집. 들어가니 여자는  혼자 뿐이다.


순댓국집 안에는 다들 남자 혼자 또는 둘이서 있는 모습이다. 뭔가 씁쓸함이 지나가고... 왠지 센치해지면서 소주가 생각났지만 그건 더욱 슬퍼질 것 같아서 참았다. 30분 만에 들깻가루 팍팍 들어간 순댓국을 뚝딱했다. 밥은 오래되었는지 딱딱하고 거칠었다. 순댓국에 들어간 고기들을  몇 입까지는 맛있게 먹었는데  후에는 벌써부터 느끼해져 왔다. 그래서 제법 많이 남기고서는 자리를 일어섰다.


사실 자리에 앉기 전에도 많이 고민을  이유가 가격이 올라서이다. 8,000 아닌 9,000... 그래서 망설였지만 여기서 가격 때문에 나가서 막상 갈 곳도 없었다. 그래서  쓰게  1,000원이 어찌나 맘에 걸리던지...  내가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


 근래 사무실 분위기가 꽤나 바뀌었다. 전에 친한 무리? 중에 가장 존재감이 컸던  명이 퇴사를 하니까 사내 분위기가 다소 차분하고 조용해졌다. 전처럼 농땡이를 피우거나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이 없어지고 심지어 공용 테이블이 휴게실 안으로 들어가면서 아예 소리도 원천 봉쇄되었다. 그래서 다소 업무의 능률이 올랐는지도 모르겠다.


문득 몸소 느낀 점은 먹는다는 것 사람에게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것을 먹을  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사람의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할만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내가 오늘  우울 해진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맛난 것을 먹지 못해서.


그래도 점심때 싸간 도시락은 오히려 맛있게 쌈까지 싸서 다 먹었다. 어쩌면 내게 지금 필요한 것은 사람 아닐까? 먹는 것으로 허기를 채워도 절대 채워지지 않는 사람의 온정. 그게 필요한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런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어쩌면 사람으로도 이런 헛헛함을 채우기는 무리가 아닐까?


오늘도 나는 업무처리를 제시간에 모두 마쳤다. 제안서 작업이 조금 늦어졌지만  이것도 제시간에 마치리라 확신한다. 이제 제법 나를 관리하면서 일을 하는데 능숙해진다. 이것으로 오늘의 위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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