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FAC Nov 02. 2021

계산하지 않는 관계를 가질 수 있다면

사랑받는 것과 주는 것. 어느 쪽이 더 우세할까.

근래 들어서 사랑이랑 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사랑을 한 적이 있기는 한 걸까?

사랑이 뭘까? 그 흔하디 흔한 ‘사랑해’라는 말을 사실 알고 하는 걸까?


미국에서는 ‘I love you’라는 말을 쉽게 하지 않는다. 사귀는 애인 관계가 되고 나서도 하지 않고, 정말 이 사람을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말한다. 한국에서는 사귀자마자 사랑해라는 말을 난발하기 시작한다. 나는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연속해서 이 말을 듣다 보면 부담스럽기도 하고, 계속 안 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만 내가 진정 느껴서 그 말을 뱉은 건 몇 번 되지 않는 것은 나만의 비밀.


사랑이 뭘까.

상대방에게 모든 것을 내어 줄 수 있는 것?

상대방을 위해서라면 나를 희생할 수 있는 것?

상대방을 내 앞에 두고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내 옆에만 있기를 바라는 것?

평생 항상 함께 있고 싶은 것?

뭘 해도 이뻐 보이는 것?

좋아 죽겠는 것?

꼭 붙어있고 싶은 것?

장난치고 놀고 싶은 것?

두 눈을 바라보고 사랑을 느끼고 싶은 것?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것?

계속 더 좋아지는 것?

맛있는 것을 보면 생각나는 것?

내 것을 양보할 수 있는 것?


나는 사랑에 100% 쏟은 적이 없다.

어쩌면 사랑을 필요에 의해한 적이 많은 것 같다.

진정 그 사람이 없으면 안 되어서가 아니라.

어쩌면 슬픈 일이다. 그래서 더욱 내 생에 꼭 사랑을 해보고 싶다. ‘그 사람’ 이면 안 되는 사람.

함께 있으면 좋고 그 사람을 보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 서로 영감을 주면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 아무리 줘도 아깝지 않은 사람.

재고 따지지 않을 수 있는 사람. 존재 자체로 감사한 사람. 그런 사랑을 간절히 바라본다.


지금까지는 연애를 단순히 ‘재미있게’ 했던 것 같다.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함께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추억들을 만드는 것이 내가 연애에서 바라는 전부였다. 하지만 그런 연애들을 하다 보니 뭔가 공허함이 느껴졌다. 그런 것들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사랑이 아니니까. 사랑은 희생과 배려가 동반되는 결코 쉽고 즐거운 것들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니까. 항상 손해보지 않으려고 애를 썼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도 그런 것을 느꼈을 것이고. 원래 사람은 상대방이 어떻게 자기를 대하는지에 따라서 똑같이 대한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내가 상대방에게 계속 바랄 것이 아니라 내가 바라는 것을 상대방에게 계속해주는 것이 훨씬 빠르지 않을까.  


그러면 노심초사 불안해할 일도 없을 거고, 너무 머리 굴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서촌 가는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