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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FAC Nov 14. 2018

브랜드만 있고 실속은 없다

추억팔이 분식점

나 또한 블로그에 속아 넘어갔다.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분식집이라는 추억, 지금 2030 세대는 

떡볶이집의 초록색 플라스틱 그릇과 옛날 주스병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감각적인 분식집 외관 - 전혀 분식집 같이 않은 분위기

압구정동 한 골목길에 위치한 [도산분식]

도착하자마자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발견했다.

내가 갔을 때는 꽤 무더웠던 날씨였는데 직원이 나와서 물과 부채를 나눠줬다.

생각했다 (사장님 센스가 꽤 있다)라는.


사실 요식업이라는 것이 서비스가 80%다.

아무리 고급 레스토랑이라고 할지언정 서비스가 좋지 않으면 그곳에 다시는 가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는 우선 기본적인 것은 갖췄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무더위 속 찜통에 옆에서 나오는 온풍구 때문에 짜증이 점점 올라왔다.

먼저 메뉴판을 나눠주었는데 그 디자인과 사진이 향수를 불러일으켜서 연신 들여다보았다. 

사실 다 먹어보고 싶었는데 간신히 참았다. 


추억이 생각나는 주문 쪽지


여하튼 30여 분간을 기다려서 드디어 입장. 사실 실내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타일로 이루어진 내부 벽면과 '고급스러운 분식집'정도의 느낌.

이렇게 웨이팅까지? 해서 분식집을 간 적은 처음이라 기대감이 상당히 높았다.


전반적으로 영어로 이루어졌다


6,500원이나 하는 홍콩 토스트

6,500원이나 하는 홍콩 토스트는 사실 먹어보고 싶었는데 살짝 가성비가 떨어질 것 같아서 패스.

그래도 음식은 금방 나왔다. 줄 서 있을 때 미리 주문을 받아서 그런 것 같다. 


첫번째 메뉴는 가츠샌드

워낙에 가츠 샌드 붐이기도 하고 이 러블리한 비주얼을 보고 있자니 행복해지기도 해서 시켰다.

하지만 역시 가츠 샌드는 가츠 샌드다. 여러분이 다 예측하는 그 맛.

빵 사이에 돈가스 끼운 맛이다. 

내가 먹었던 중 가장 맛있었던 곳은 가로수길 [당옥]이다. 


떡볶이와 가츠샌드

내가 정말 실망했던 것은 떡볶이. 

참혹했다.

어묵을 그냥 통째로 튀겼는데 정말 그냥 그 맛이 났고, 떡볶이는 지극히 평범? 아니 맛없는 떡볶이였다.

같이 간 일행과 "이걸 무더위에서 30분 기다린 거야?"라는 말을 남기고 유유히 빠져나왔다.

식당 내의 꽉 찬 손님을 보며 우리는 브랜딩의 승리다 라는 배움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아주 씁쓸한 뒷맛을 남긴 도산 분식. 우리는 먹은 것 같지도 않아서 수제버거집 [다운타우너]로 향해서

하나를 시켜 둘이 나눠 먹으며 "이게 맛집이지"라는 말을 나눴다.

앞으로 생기는 집들이 컨셉과 비주얼에만 치중하지 말고 맛도 신경 쓰면 좋겠다. 


재방문의사: 없음

follow: @lofac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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