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약했던 내가 조금은 더 단단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나는 나약한 사람이다.
상처 받는 게 싫어서,
혹시나 나에게 등을 보일까 싶으면 먼저 뒤돌아버리고, 진심을 보여줘도 믿지 않고, 다른 이의 이야기는 잘 들어주지만 상대가 나에 대해서 실망할까 지레 겁먹어 나의 깊숙한 이야기는 결국 삼켜버리는. 나는 그런 사람이다.
무슨 일이든 스스로 잘 해결하며 걱정도 늘 괜찮다며 씩씩한 나를 보며, 누군가는 멋지다고 이야기했지만
그저 상처 받는 것이 두려워 문을 닫아버리는 겁이 많은 그런 사람.
그러다 보니 나는 온전한 나의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다른 이가 좋아할 만한 모습만이 보이기를 원했고,
점점 사람들의 인정에 목매게 되었다.
내가 열심히 노력해 나온 결과도 누군가가 인정해주지 않으면 잘하지 못한 것처럼 느껴졌고, 자꾸 남에게만 보여주려 했고 인정받으려 했다.
인정받지 못하게 되면 스스로의 잘못을 찾아내고, 혼자 자책하고, 점점 작아졌다.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하지 못할 말들은 스스로에게 해대고 있었고, 더 어두운 곳으로 파고들었다.
그러면서도 남들에게는 괜찮은 척, 해낼 수 있다고 이야기해댔다.
그렇게 마음이 아프고 작아지다 보니 응원의 말은 '고마워' 정도로 넘기는데, 나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은 가슴속에 확 박혀버리더라. 그로 인해 나는 작아졌고, 없어졌다.
물론 방법은 알고 있었다.
그것만이 정답이었고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나 스스로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이란 이유로 더 엄격히 잣대를 들이대고 그것에 실망하고 또 자책하고 말았으니까.
그렇지만 세상에 상처 받아도 되는 사람은 없고 아파도 괜찮은 사람은 없다.
남이 인정해주는 것만큼 내가 나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 스스로 노력하고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면 누군가의 인정이 없어도 충분히 가치 있고 대단한 일이니까.
나 스스로가 나를 소중하게 대해주고 칭찬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테니까.
아니, 사실 다른 사람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나를 아껴준다면, 내가 나를 사랑한다면.
힘들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릴 수도 있다. 무조건 너를 사랑하라는 것이 아니다.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이야기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채찍질도 하자.
하지만,
잘했으면 잘했다고 이야기도 해주고 부족했다면 다음에 더 잘해보자고 응원해주자.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나를 자책하지도 말자.
속상한 말을 마음 깊숙이 받아들여서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고, 약해지지도 말자.
충분히 나는 그러한 말들을 튕겨내고 보란 듯이 더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니까.
혹시나 다시 또 나를 자책하고 힘들어하더라도 조금은 그 시간이 짧아지기를 바라며,
아직은 나약한 내가 조금은 더 단단해지기를 바라며,
너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다. 너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