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EON Oct 28. 2019

좋아하는 것을 나누고자 할 때의
마음가짐

그 사람을 사랑하니까 나누고 싶은 거잖아.

흔히들 좋은 것을 마주했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각나고는 한다. 그리고 그것을 함께 나누고 싶어 진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멋진 풍경을 보았을 때, 재미있는 것을 보았을 때, 나의 마음속에 들어오는 음악을 만났을 때..


나 또한 그런 상황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했고 나누고자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포장을 하거나, 다음에 같이 방문하고자 했고. 내가 즐겁게 웃었던 것들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 좋아하는 예능을 추천하거나 영상을 보내주기도 했고. 혼자 여행을 가서도 멋진 곳을 볼 때면 늘 떠올렸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런데.. 그렇게 누군가를 위해 생각하고 나누고 싶어 준비한 것들을 그 사람에게 전할 때에,

나는 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혹시나 재미없어하면 어떡하지, 맛이 없으면 어떡하지, 싫어하는 것이면 어떡하지, 힘들어하면 어떡하지.

내가 행복했던 순간을 나누고 싶었고, 그 사람도 행복했으면 해서 준비한 것임에도 혹여 싫어하지 않을까 싶어서 눈치를 봤다. 걱정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싫어할까 봐 두려웠던 것일까. 나는 너와 다르다는 이야기를 듣게 될까 봐 겁이 났던 것일까. 너는 왜 이런 것을 좋아하냐고 할까 봐 걱정되었던 것일까.


그럴 리 없음에도, 아니 그렇다 하더라도 상처 받을 일이 아님에도 나는 무언가를 나누고자 할 때에 걱정을 했다.

누군가와 완전히 똑같을 수 없는 것인데.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나와 모든 것을 공감할 수 없는 것인데. 서로 다름에도 그것을 인정하고, 서로 좋아하는 것들을 나누며 조금씩 공감해주고 점점 '같아'지는 것인데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그 사람이 좋아할 만한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좋다. 그 사람의 취향과 성격을 알고 있기에 그것에 빗대어 좋아하지 않을 만한 것을 내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강요하지는 않아야 한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그 사람이 싫어할 수 있다는 것도 염두하고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자. 혹여 그 사람이 흥미로워하지 않더라도 속상해하지 말자. 각자의 취향일 뿐, 너를 싫어한다는 것이 아니니까.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당당하게 보여주자. 당연히 그 사람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자 공감하고자 노력할 테니 말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그럴싸한 사람이 되기 위해 가면을 쓰지 말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