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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취중진담 18화

취중진담

by 로그모리

신뢰는 수많은 도전에 둘러싸여 있다.

배반은 수많은 변명에 둘러싸여 있다.


선은 지켜내고자 하고,

악은 지워내고자 한다.


나는 변명과 함께 지우려 하는가,

도전하여 지키려 하는가.



우리는 수많은 변수 안에 살고 있다.

매 순간 달라지는 것들은 내게 많은 생각을 남긴다.


그중 가장 크게 떠오르는 생각을 붙잡아

이정표로 삼아 행동을 한다.


때로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때로는 후회로 얼룩진 결과를 가져온다.


우당탕탕 하는 시간들을 마주하면

다른 이들을 쳐다보았다.


척척 아무렇지 않게 해결해 낸다.

별 거 아닌 듯, 어쩌면 무심한 듯이.


경력이 쌓이면, 연륜이 생기면

나도 저렇게 되겠지 라 생각했다.



그 연륜이 쌓여가며 보다 나아짐을 느꼈다.

여전히 삐걱대지만, 타율이 꽤 좋아졌다.


묘한 뿌듯함을 느꼈다.

그래 이거지. 나는 열심히 살고 있어.


어느 날엔가, 우당탕탕을 기대하며 보던 이가

내 생각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가는 순간을 보았다.


나의 세상이 무너졌다.

삶은 시간에 비례하여 발전하는 것이 아니었나?

왜.. 더 좋지?


이해할 수 없었고, 노력을 부정당한 기분이었으며

질투와 시기심이 생겨났다.


알고 싶었고, 따라다니며 묻기도 했으며

나의 기준을 버려보았다.



집요할 정도로 따라다니기도 하고,

귀찮다며 쫓겨나기도 했다.


스토커처럼 몰래 보기도 하고,

때로는 열렬한 팬처럼 따르기도 했다.


실망하기도, 배우기도 했지만

확실한 한 가지만은 남겼다.


나의 기준도 정답은 아닐 수 있다.

지금은, 나의 답이다.



내게 떠오르는 생각들을 분류해야 한다.

그에 맞는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생각을 분류해야 한다는 개념이 생겨나고,

그동안의 내가 얼마나 어수선했는지 느낀다.


끝없이 피어나는 생각들을 압축하여

한 문장으로, 한 단어로 기준을 정한다.


표현이 단순해질수록,

담겨있는 생각은 깊어진다.


다시, 거꾸로 내게 돌려준다.

지울 것인가, 지킬 것인가.



우리의 뇌는 아주 단순하다.

생각하면 생각한 대로 따라간다.


지키고자 하면 지킬 방법을 떠올리고,

지우고자 하면 지울 방법을 떠올린다.


동시에 생각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더욱 스스로에게 정해줘야 한다.


변명과 이유

후회와 반성

폭력과 투쟁

...


비슷한 표현들이나 차이를 느낀다.

목적이, 기준이 다르기에.


때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스스로 나아갈 길은 나만이 정할 수 있다.


때로는 안개가 자욱하고, 풀숲으로 우거져있다.

때로는 너무도 잘 정돈된 길이 펼쳐진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나는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



앞서 말했듯,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스스로에게 묻는다.


과거에 묶인 채

변명하고 지우려 하는가


지금을 맞이하며

도전하여 지키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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