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 미쳤다(positive)

by 로그모리

첫 키스 말고, 첫 뽀뽀를 기억하는가.

나의 첫 뽀뽀는 볼에 입을 맞춘 순간이었다.


바래다주며, 아쉬움이 가득한 때.

숙맥이었던 나는 그저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


'바래다줘서 고마워.'


"응, 조심히 들어가고. 나 가는 동안 연락해 줘."


'당연하지.'


잠깐의 어색한 침묵.

이내 볼에 닿는 입술.


"잘 가."



글쎄, 회상하자면 가장 격렬한 순간이었다.

말 그대로 '미쳤다' 라는 단어만 떠오르는.


차마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의 습격이

나를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을까.

아니, 기쁨에 몸서리친 밤이었다.


미친다 라는 표현을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사람 이전에 동물이다.

본능적인 감각이, 행동이 깃들어있다.


단순한 표현, 단순한 행동 하나에

수많은 정보가 담겨있다.


흔히 표현하는 진정성, 진심은

이 정보에 따라 정해진다.


때로는 마음을 제외한 행동만이 남고,

때로는 행동을 제외한 마음만이 남는다.


결국 우리가 느끼는 진정성은

마음과 행동이 일치한 정보가 많을 때, 느낀다.


고민과 망설임이,

설렘과 용기가 느껴질 때.


우리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강렬한 진심을 느낀다.



시간이 쌓여가며 익숙해지는 게 많다.

그중 대표적인 건 '진심'이라 불린다.


처음 하는 행동은 거의 없고

대부분 이미 했던 행동이기에.


우리는 익숙함으로 기계적인 표현을 하며

자연스럽게 살아간다.


이 익숙함은 나쁜 것이 아니다.


모든 순간에 집중을 요한다면

우리의 하루는 4시간쯤 될 테니까.


반복되는, 우선순위가 후순위인 행동은

대개 무의식의 영역으로, 익숙함으로 넘긴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자'

라는 표현처럼 필요한 때는 소중함을 떠올려야 한다.


사실 어렵지 않다.

3초만 멈추어 생각해 보자.


나는 왜 고맙다고 말하지?

나는 왜 사랑한다 말하지?

나는 왜 좋아한다 말하지?


감정 또한 무의식의 영역으로 넘어가

자연스레 처리된다.


때문에 3초의 짧은 시간은

우리에게 잊고 있던 감정과 이유를 선사한다.


그리고 이 순간은 스치듯

깊은 진심이 묻어난다.


우리는 놀랍도록 본능적이다.

잠시 생각해 보는 것으로 우리의 몸이 말한다.



손발이 오그라들고,

감격에 몸부림치던 때를 기억하는가.


이미 흐릿해진 기억을 되살려보면

작은 파편들에서 내 몸으로 감각이 살아난다.


말랑말랑하고 쑥스럽던 그 기억은

내 몸에 그대로 새겨져 있다.


진심은 멀리 있지 않다.

단지, 3초만 떠올려보면 느낄 수 있다.


오늘 진심으로 나의 마음을 전해보자.

고맙다,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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