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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취중진담 02화

취중진담

by 로그모리

페르소나.

탈.

가면.


우리는 하나의 존재이면서

동시에 여러 모습의 합이다.


대개는 상대방에 따라 달라진다.

일, 연인, 아이들, 친구, 스스로.


어쩌면 누구나 익숙한 순간들.


최근 들어 MBTI 가 일종의 페르소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상황에 따라, 나의 성향과 모습이 변하는

그리고 그것을 가장 전형적으로 설명해주는 역할로.



혈액형이나 별자리, MBTI에 이르기 까지.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정량적 지표를 찾았다.


4개, 12개, 16개.

가짓수가 늘어가면서 좀더 디테일하다 느낀다.


비교적 과학적인 토대로

나를 이해할 수 있다는건 꽤나 설레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사람에 대한 모든 관심은

결국 나에 대한 이해를 원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생각한다.


각각의 상황에 맞게 나의 성향을 정하고

그를 기반으로 행동하고 있다.



조금은 다르게, 상대방이 아닌 상황에 맞춰서.

모든 상대방에 적용할 수 있는 상황으로 구분한다.


이를테면 아이들을 대할 때처럼

순수한 관심과 마음이기도 하고


문제가 터졌을 때처럼

긴장과 민첩성이 필요하기도 하다.


특히나 스스로만의 생각에 잠길 때와

차이가 더 크다 느낀다.


E와 I를 오가고

F와 T를 오가고

P와 J를 오간다.


내가 인지하는 성향은

불편함을 느끼는가의 차이다.


유독 불편하고, 개선을 원하는 점이

지금 내가 집중하는 포인트다.



가끔 나는 여러 인격을 가지고 있는가,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인가.


이러한 고민도, MBTI도

결국 나를 알고 싶은 마음이지 않을까.


나에 대한 생각이 깊어질수록

알 것 같기도, 더욱 모를 것 같기도 하다.


혹시 꼭 답이 필요할까.

답을 정하는 것도 내가 아닐까.


알 수 없고, 정할 수 없다.

알 수 있고, 정할 수 있다.


나는 혼란스러움 그 자체이며,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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