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디톡스 #001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을 찾았다. 알림창을 확인하고, SNS를 스크롤하다 보면 어느새 출근 시간의 마지노선이 다가와 있었다. 저녁에는 더 심했다. 피곤하다는 핑계로 침대에 누워, 짧은 영상과 게시물을 무한히 넘기다 보면 눈은 충혈되고 머리는 묘하게 무거워졌다. 그렇게 하루가 끝나곤 했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남은 건 ‘시간을 빼앗겼다’는 공허함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내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디지털 기기에 이용 당하고 있었다. 습관적으로 휴대폰 화면을 켰고, 그렇게 켜진 화면에 나도 모르게 몇 분, 아니 몇 시간씩 빠져들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보상 회로의 과잉 작동’이라 설명한다. 스마트폰 알림과 피드는 작은 쾌락을 즉각적으로 제공한다. 뇌는 그 쾌락에 길들여지고, 점점 더 큰 자극 없이는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마치 단 음식을 먹으면 먹을수록 더 단 것이 당기는 것처럼.
그제야 이해했다. 내가 진짜 원한 건 정보나 재미가 아니라 안도감이라는 것을. 어색한 침묵, 불확실한 미래, 혼자 있는 시간… 그런 틈을 마주할 용기가 없을 때마다, 나는 화면 속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그 도피는 잠시의 진통제일 뿐, 불안의 뿌리를 없애주지 못한다. 오히려 더 자극적이고 더 빠른 피드백을 찾게 만들며, 내 마음의 근육을 점점 약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디지털 디톡스’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시간을 줄이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데 며칠만 지나자 알게 되었다. 이건 단순한 절제가 아니라 회복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림이 끊기자, 나는 오랜만에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침묵이 두려움이 아니라 사색의 공간으로 다가왔다. 밤마다 스크롤 대신, 하루를 돌아보는 일기를 쓸 수 있었다. 마치 단식을 통해 몸이 재정비되듯, 디지털 단식을 통해 내 주의력과 감정도 서서히 정리되기 시작했다.
결국 ‘왜 디지털 디톡스인가?’라는 물음은 이렇게 바뀌었다.
“나는 왜 나답게 살고 싶은가?”
디지털을 완전히 버리자는 게 아니다. 다만 내가 선택한 순간에, 내가 주인이 되어 쓰기 위함이다. 타인의 속도와 알고리즘의 흐름에 끌려가지 않고, 나만의 리듬을 되찾기 위한 시도다.
오늘의 질문/실천 팁
지금 이 자리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았던 앱을 삭제해보자. 고민되는가? 그럼 일단 지우고 보자.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지금 이 화면을 정말 필요해서 켜는가, 아니면 단순히 피하고 싶어서 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