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디톡스 #004
우리에겐 연결이 필요하다. 친구와의 대화, 동료와의 협업, 가족과의 유대. 우리는 연결 속에서 하루를 살고 내일을 준비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문제는 연결이 부족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과잉 연결이 문제다. 언제 어디서든 연락할 수 있고, SNS에서 수 백, 수 천 명과 얽혀 있으며, 심지어 업무조차 실시간 메시지에 의존한다. 이로 인해 우리는 늘 반쯤은 호출 대기 상태로 살아간다.
과연 연결은 무조건 좋은 것일까? 연결이 많을수록 관계가 깊어질까? 실제로는 그 반대다. 메시지가 많아질수록 대화는 얕아지고, 알림이 쏟아질수록 집중은 무너진다. 연결은 분명 중요하지만, 과도한 연결은 삶의 밀도를 해친다. 중요한 순간에도 마음이 분산되고, 소중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도 다른 알림에 시선을 빼앗긴다.
요즘은 예전처럼 동창회가 활발하지 않다고 한다. 왜일까? SNS에서 이미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누가 어디 사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심지어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까지 다 알고 있다. 그러니 막상 만나도 새삼스러움이 없다. 반갑기보다는 ‘이미 아는 이야기’를 다시 듣는 기분. 연결은 분명 풍성해졌지만, 관계의 깊이는 오히려 얕아진 듯하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이 바로 현대의 역설이다. 연결이 많아질수록 단절의 가치가 커진다. 늘 이어져 있는 듯하지만, 사실상 그 연결은 얕고 피상적이다. 반면 잠시 끊고 나서 마주하는 만남은 훨씬 더 따뜻하고 밀도 있다. 과거 동창회가 주는 반가움은 사실 ‘빈틈’에서 비롯된다. 서로의 삶을 몰랐던 시간이 쌓여야, 다시 만났을 때 놀라움과 환대가 생긴다.
단절은 고립이 아니다. 오히려 단절은 관계를 정화하는 숨 고르기다. 마치 정원을 가꾸듯, 연결에도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불필요한 소음을 걷어낼 때, 비로소 남은 연결이 선명해지고 소중해진다.
오늘의 질문/실천 팁
지금 내 연결 중 불필요하게 과잉된 것은 무엇인가? SNS, 단체 채팅방, 혹은 즉각 답장의 습관일 수도 있다.
오늘 하루, 단 하나의 연결만 의식적으로 선택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