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과 육아의 상관관계

깜빡이, 노란 불, 그리고 욕(?)

by 지안

최근 운전을 매일하며 느낀 게 있다. 운전과 육아가 꽤나 닮아있다는 것.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도로 상황과 아이의 돌발 행동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고, 그 상황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결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육아에는 깜빡이가 없다. 평화롭게 주행 중인데 갑자기 아이가 떼를 쓰거나, 외출 직전 응가하는 상황은 예고 없이 내 차선에 쑥 들어오는 무례한 차 같다.


방어 운전을 할 틈도 없이 내 일상은 수시로 침범당한다. 당황스러움에 핸들을 쥔 손엔 힘이 들어가고, 입안은 바짝 마른다.


가장 곤란한 건 노란불의 순간이다.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할 때, 지금 브레이크를 밟아 엄하게 훈육해야 할까, 아니면 일단 기분을 맞춰주며 엑셀을 밟아 이 상황을 빨리 지나가야 할까.


0.5초의 망설임 끝에 타이밍을 놓치면, 교차로 한복판에 엉거주춤 갇혀버린 차처럼 나도 감정의 사각지대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게 된다.


이런 빡치는 상황이 겹치다 보면 결국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낸다. 물론 아이들을 태우고 있을 때는 어떻게든 평정심을 유지하며 핸들을 잡는다. 하지만 혼자 운전대를 잡았을 때, 무례하게 끼어드는 차량을 마주하면 참아왔던 본성이 튀어나온다.


"아, 진짜 미쳤네! 깜빡이 좀 켜라고!


텅 빈 차 안에서 거친 말이 튀어나온다. 사실 이건 도로 위 운전자에게만 내뱉는 욕이 아니다. 하루 종일 내 계획을 방해했던 무수한 변수들, 내 마음 같지 않았던 육아의 고단함이 무례한 운전자를 방과후 삼아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에 가깝다.


나는 도로 위의 성인군자도, 24시간 내내 상냥한 엄마도 아니다. 그저 목적지까지 무사히 가고 싶은 지친 운전자일 뿐이다. 가끔 혼잣말로 욕 좀 한다고 해서 대단한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우아한 드라이빙은 아닐지라도, 오늘 하루라는 험난한 도로를 무사히 완주해낸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제 몫을 다 한 것 같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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