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 조를 구별짓게하는 것들
디지털 세대에 오프라인 매장만 고집하고 있는 트레이더 조의 경영철학과 마케팅전략이 요즘들어 많이 언급됩니다.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트레이더 조 이야기를 전합니다. #로이스의_트레이더조_이야기
트레이더 조 창업자가 만든 1977년 5개년, 1983년 이후 전략의 핵심 요소
(Becoming : Trader Joe 책 내용 정리입니다)
오늘날의 트레이더 조의 본질이 탄생한 것은 창업자 조 쿨롬이 1970년대에 겪었던 급진적인 변화에 대해 과감한 도전이 있어서였다. 당시 창업자는 1977년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시행해 나갔다. 조 쿨롬 창업자가 이 '5개년 계획'을 진행한 시기를 "Mac the Knife" (맥 더 나이프) 라고 불렀는데, 라고 부른 이유는 그 계획이 매우 급진적이고 날카로운 변화를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조 쿨롬 창업자는 자서전에서 “무엇보다도 맥 더 나이프의 탄생은 나와 동료들이 살아남기 위해 행한 ‘의지의 행위’였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마치 칼로 도려내듯이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하고 핵심에 집중할 것을 천명하고 실천했다.
당시 그 핵심 계획은 아래이며, 지금까지도 그 대부분은 트레이더 조의 핵심 요소로 이어져 오고 있다.
1. 식품에 집중하고 비식품은 축소한다. 트레이더 조는 먹을 수 있는 상품에 집중하고, 비식품 품목을 대폭 축소하였다. 당시 슈퍼마켓들이 우유와 주류의 마진 감소를 식품 가격 인상으로 메우려 할 것이라고 예측한 쿨롬의 판단에 따라, 트레이더 조는 오히려 식품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필름, 양말, 전구와 철물, 인사 카드, 건전지, 잡지, 그리고 '건강한 식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강 및 미용 보조 상품이 매장에서 사라졌다. 비누, 세제, 종이 제품 역시 취급량이 크게 줄었으며, 판매를 유지한 비식품은 와인 잔, 와인 오프너, 양초 등 '식탁' 관련 품목에 국한되었다. 핵심은 명확하였다. 식품에 집중하고, 마진 압박이 심한 주류와 우유 외 품목은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었다.
2. 유명 브랜드 제품 퇴출과 자체 브랜드를 강화한다. 베스트 푸드, 폴저스 커피, 웨버스 브래드와 같은 유명 브랜드 상품의 취급을 중단하였다. 쿨롬은 당시 '식품(groceries)'과 '식료품(food)'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가 정의하는 '식품'은 슈퍼마켓이 대대적인 광고와 입점비와 같은 협찬비로 수익을 내는 '플라스틱 통에 든' 고부가가치 브랜드 제품이었다. 그가 트레이더 조에서 다루고 싶은 식료품은 이런 유명 브랜드 제품이 아니었다. 여기서는 차별화 경쟁력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이런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지 않음으로써 대형 체인과의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고, 자체 브랜드 제품을 통해 자체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3. 품목의 판매 중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고객에게 정당한 가치를 제공할 수 없는 상품이라면, 언제든 기꺼이 취급을 중단했다. 이는 단기적인 매출보다는 장기적인 고객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트레이더 조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4. 제조사 브랜드 대신 자체 브랜드와 무라벨 상품에 집중한다. 제조업체 브랜드 대신 트레이더 조 자체 상표 제품과 견과류, 말린 과일과 같은 '노 라벨' 상품에 주력하였다. 이는 트레이더 조 자체 상표 제품이 매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기획된 것이었으며, 실제로 큰 효과를 거두었다.
5. 제조사 브랜드 대신 자체 브랜드와 무라벨 상품에 집중한다. 사탕, 비타민 등에서 전체 라인을 갖추기보다, 각각의 SKU(단일 품목)가 스스로 존재할 이유가 있어야 했다. 얼마나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느냐보다, 각각의 품목이 가지는 가치를 더 중시했다. 1978년 공정거래법 폐지 이후, 우리는 100종의 스카치, 70종의 버번, 50종의 진을 철수시키고, 점차 부티크 와인 제품군도 정리해나갔다. 이는 불필요한 다양성을 제거하고, 핵심 경쟁력 있는 품목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였다.
6. 고정 매대 없이, 상품을 더미 형태로 진열한다. 1982년까지 트레이더 조는 상품 대부분을 매대 선반이 아닌 더미로 쌓아 진열했다. 이는 제품 갯수(SKU) 수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 평균 슈퍼마켓이 제곱미터당 10개의 SKU를 취급하는 데 반해, 1988년 기준 트레이더 조는 1제곱미터당 2개의 SKU만을 취급했다. 가능한 한 제조업체가 납품한 상자 그대로 진열했고, 이는 와인 판매 전략에서도 일관되게 적용되었다.
7. 모든 SKU는 스스로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각각의 제품은 독립적인 이익을 내야한다. 즉, 밑지면서 파는 ‘미끼제품’이라는 것은 없다. 모든 제품은 해당 품목을 취급하는 데 드는 모든 비용을 충당하고 충분한 매출 총이익을 창출해야 하였다. 고객 유인을 위한 '손실 리더(loss leaders)' 전략은 배제되었다. 가격과 고유성에서 경쟁 우위가 없는 상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7번의 수익성 기준을 충족하면서) 가격이나 고유성 측면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품목은 취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였다. 이는 트레이더 조가 단순히 저렴한 가격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핵심 요소들을 통해 트레이더 조는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자체 브랜드 상품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과 독특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성공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트레이더 조의 정체성을 구축한 전략적 기초였던 1977년의 5개년 계획의 핵심요소는 그 이후에도 유지되면서 이후 1983년부터는 그 철학을 일관되게 유지, 확장과 정교화를 추진한 ‘운영 혁신기’이다. 이 시기의 핵심 요소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가성비’에서 ‘가치 소비’로의 전환
단순히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에 독특한 경험과 고품질을 제공하는 것이 전략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이 시기부터는 단지 싸기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라, "트레이더 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을 제공하려 했다.
2. 자체 브랜드 강화와 자체 개발 상품인 ‘기획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자체 브랜드 비중은 더 높아졌으며, 단골 고객에게 익숙한 상품군이 아닌 의도적으로 기획된 독특한 상품(예: 한정 판매, 이국적 조합)들이 진열되기 시작했다. 이는 후에 트레이더 조의 제품이 ‘발견의 즐거움’을 준다는 고객 평판으로 이어진다.
3. SKU는 줄이고, 회전율은 높인다
조 쿨롬은 SKU 수를 계속해서 억제하고, 상품 회전율(turnover)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고수했다. 이는 매장 운영 효율성과 고객 체류 시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4. 물류와 유통의 간소화
‘빠르게 움직이는 상품만을 취급하고, 오래 쌓아두지 않는다’는 원칙은 유통·물류 시스템에도 영향을 주었다. 적은 SKU 수와 빠른 회전율 덕분에 재고 부담이 낮았고, 소형 매장 운영이 가능해졌다.
5. ‘트레이더 조 문화’ 구축을 위한 내부 교육 강화
그는 매장 직원들을 단순한 판매원이 아닌 고객 경험의 핵심 전달자로 보았다. 이에 따라, 직원 교육과 매장 내 자율성, 참여형 운영이 더욱 강화되었다.
6. ‘광고를 하지 않는 브랜드’ 정체성 확립
매스마케팅을 지양하고, 오직 매장 경험과 입소문에 의존한 브랜드 전략은 이 시기에 더욱 명확해졌다.
(그림 : 1967년 캘리포니아 파세데나시에 세워진 트레이더 조 1호 매장의 내부 입구_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트레이더 조 공식 홈페이지 https://www.traderjoes.com/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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