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젊은이들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로이스_몬테네그로_평화봉사단_이야기
#AI는_일하고_인간은_산다
1월 23일 금요일
이번에 파견된 알바니아/몬테네그로 평화봉사단원 50여 명의 90퍼센트는 젊은 청년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작년에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거나, 취업을 준비 중인 취준생들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직전, 혹은 막 그 문 앞에 서 있는 시기다.
이들에게 왜 지금 평화봉사단에 오게 되었느냐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고, 어떤 일에 마음이 더 움직이는지 알고 싶어서라는 것이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싶어서라는 대답에 가깝다.
풀타임 해외 자원봉사를 선택한 이 젊은이들은 평균보다 더 독립적이고, 모험적이며,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질문을 할 때도, 반대 의견을 말할 때도 상대를 먼저 존중한다. 이들의 큰 공통점은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생각을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그것이 너무 멋져 보였다.
일주일 동안 이들 젊은 청년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금수저”란 돈이 아니라, ‘열린 시각’을 물려받는 것이라는 것을.
“금수저”란 아파트를 물려받거나 큰 재산을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의 폭을 얼마나 일찍 경험하게 해주었느냐의 확신이 들었다.
이렇게 열린 시각을 갖고 있는 젊은 친구들에게 공통점이 있었다.
첫째, 국내외 여행 경험이 많다. 여행 중에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익숙하지 않은 문화 속에 자신을 던져보는 것만으로도 시야는 크게 넓어진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코 ‘돈 많은 집 자식들’은 아니다. 대부분 부모 찬스로 비싼 여행을 간 것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배낭여행을 하거나, 학교에서 만난 친구 집에 머무르며 낯선 도시를 경험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부모들은 한결같이 아이들에게 “안전한 길”보다 “한번 해보라”는 말을 더 자주 했다는 것이다. 실패해도 괜찮고, 돌아올 수만 있으면 된다는 식의 태도 말이다.
둘째, 영어 외에 다른 언어를 한 가지 이상 구사한다. 흔히 농담처럼 한 가지 언어만 하는 사람을 ‘모노링구얼’이 아니라 ‘American’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여기 온 젊은이들은 두세 가지 언어를 자연스럽게 오간다. 중·고등학교에서 외국어를 배운 경우도 있지만, 고등학교나 대학교 시절 교환학생으로 해외에 나가 생활해본 경우가 많다.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같은 알파벳 기반 언어뿐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한국어처럼 전혀 다른 언어 체계를 익숙하게 쓰는 친구들을 보면, 언어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고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셋째, 솔직하고 겸손하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고, 불안한 것은 불안하다고 인정할 줄 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라 막막했어요. 그래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부터 알고 싶었어요.”
"지금 취업을 바로 하게 되면 나중에 자원봉사를 할 용기가 없어질 것 같았어요. 더 많은 것을 포기하고 와야하니까요. 한편으론, 취업을 바로 하는 친구들을 보면 커리어에서 뒤쳐질까 불안하기는 해요."
이런 말을 담담하게 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 불확실함을 숨기지 않는 태도 자체가 이미 단단해 보인다.
내가 이 젊은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던진 질문이 있다.
“네가 평화봉사단으로 2년 반 해외 자원봉사를 간다고 했을 때, 부모님 반응은 어땠어요?”
열이면 열, 거의 모두 이렇게 답했다.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셨어요.”
대학원을 미루고, 취업을 미루고, 2년 넘게 낯선 환경으로 자신을 던져 놓는 결정은 한 이들의 든든한 응원군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젊은이를 길러낸 부모들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바야흐로 “AI는 일하고 인간은 사는” 시대다. 효율성과 생산성은 AI가 인간을 단연 앞서나갈 것이다. 앞으로 인간에게 더 중요해질 능력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연민하며, 함께 살아가는 힘이다. 그게 바로 “금”이다.
부모로서 아파트나 재산을 물려주는 것보다, 이런 열린 경험과 시각을 물려주는 것이야말로 진짜 “금수저”를 만드는 일이 아닐까.
사진
(1) 쉬는 시간에 기타치고 노래 부르는 자원봉사자들
(2)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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