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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희 Nov 27. 2021

#01 물고기

앙코르가 품은 동물들

시엠립 로컬 시장에서 상인들이 팔고 있는 물고기를 보고 꽤나 놀랐던 적이 있다. 딱 봐도 거친 대양과 심해를 휘젓고 다닐 것 같은, 거대하고도 기름진 씨알 좋은 물고기들이 여기저기에서 살아있는 채로 팔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붕어와 잉어같이 투박하게 생긴 물고기들도 많았지만, 한국에서 빨간고기라고 불리는 눈볼대와 닮은 생선이나, 마름모꼴의 은빛 비늘을 가진 뱅어돔과 닮은, 어떻게 봐도 바다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물고기들도 있었다.

 

시엠립의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물고기들 ⓒ 박동희


시엠립은 바다에서 상당히 먼 내륙이기에 이 물고기들이 바다에서 왔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물어볼 것까지 없었지만 확인코자 상인들에게 어보니, 물고기들은 가까이에 있는 호수 '톤레삽'에서 온 것이라 하였다. 톤레삽 호수란 캄보디아가 품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담수호이다. 길이는 250km에 이르며 폭은 100km에 이른다. 톤레삽은 우기와 건기에 따라 극단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기의 톤레삽 호수의 규모는 건기에 비해 3배 정도 커진다고 한다. 캄보디아는 이렇게 좋은 자연환경이 있어 물고기들을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담수어의 어족자원이 풍부한 자연환경은 톤레삽뿐만이 아니다. 캄보디아의 지도를 보면, 캄보디아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관통하는 큰 강을 볼 수 있다. 이 강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강인 '메콩강'이다. 메콩강은 중국 칭하이성에서 시작하여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서 바다로 흘러나간다. 세계에서 12번째로 긴 강이고, 유수량은 10번째이다. 이와 같이 캄보디아는 담수어를 얻을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대륙부 동남아시아와 메콩강 유역 ⓒ 박동희


캄보디아 농림수산부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동안 어획한 민물고기는 96만 톤이라고 한다. 생산량만으로는 이 수치가 가지는 의미가 알기 어렵다. 이해를 도울 수 있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IFReDI, 2013)가 있어 소개한다. 2013년에 발표된 조사 결과인데, 캄보디아 사람들이 섭취하는 총단백질의 76%가 수산물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 중 담수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4%로, 캄보디아 사람들이 담수어를 통해 섭취하는 단백질은 전체 단백질 섭취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것이다. 과연 한국의 경우는 어떠할까? 한국에서도 물고기를 먹기는 하지만 해수어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필자의 식습관을 돌아보았을 때, 담수어를 통한 단백질 섭취는 1%가 안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2013년 캄보디아 사람들의 단백질 섭취원 ⓒ 박동희, (데이터: IFReDI, 2013)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캄보디아는 민물고기를 많이 섭취할 수 있는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캄보디아는 민물고기와 관련된 식문화가 발전하였다. 캄보디아 사람들의 물고기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굽거나 삶거나 튀겨먹는 기본적인 요리 방법이 적용되는 것은 당연하고, 물고기의 크기나 종류에 따라서 요리방법이나 먹는 방법을 달리한다. 무엇보다도 발달된 기술은 흙냄새를 잡는 기술이다. 동남아시아의 물고기들은 대부분 뻘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진흙 냄새를 잡는 것이 담수어 요리의 핵심이다. 물고기의 입에 레몬그라스를 비롯한 향채를 집어넣어 굽기도 하고, 물에 여러 종류의 향채를 넣어 삶음으로써 물고기 냄새를 빼기도 한다. 요리와 곁들이는 조미료의 향을 강하게 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냄새를 잡기 위한 숨은 테크닉들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크메르의 방식으로 요리된 민물고기는 전혀 진흙 냄새로 인한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아마도 이러한 방법의 일환으로 신맛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듯하다. 캄보디아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신맛이 강한 민물고기 수프는 별미이다. 이러한 계통의 신 맛 수프의 영향으로 태국의 '똠얌'이 탄생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캄보디아의 대표적인 물고기 요리 아목 ⓒ 위키피디아(Marcin Konsek, CC BY 4.0)


한편, 캄보디아에서 물고기를 활용한 식재료 중에 가장 유명한 식재료는 '쁘로혹(ប្រហុក)'이다. 쁘로혹은 우리나라의 물고기 젓갈과도 비슷한데, 작은 물고기들을 소금과 함께 으깬 후, 발효시켜 만든 보존식이다. 하지만 제조공정 때문인지 냄새가 보통이 아니다. 크메르 루주가 캄보디아를 장악했을 때, 외국인을 색출하기 위해 쁘로혹을 맛있게 먹는지를 관찰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다. 그만큼 쁘로혹은 먹기 쉬운 음식은 아니지만 캄보디아 요리의 감칠맛을 더해주는 부재료로 아주 많이 사용된다. 캄보디아의 젊은 여성분들은 오이나 롱 빈 같은 야채를 쁘로혹에 찍어먹는 것을 즐긴다. 한편, 쁘로혹을 만들 때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것이 '뜩뜨러이(ទឹកត្រី)'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어간장과 비슷하다. 쁘로혹을 즐겨먹는 외국인은 많지 않지만, 뜩뜨러이를 좋아하는 외국인들은 많은 편이다. 볶음밥에 곁들이거나 튀김요리를 살짝 찍어먹는 데에 절묘한 감칠맛을 더해준다. 태국의 유명한 샐러드 '쏨땀'이 뜩뜨러이를 사용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팔고 있는 쁘러혹 ⓒ 박동희


크메르인과 민물고기의 관계는 앙코르 유적에도 담겨있다. 앙코르의 많은 곳에서 풍부한 어족자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바이욘 사원의 바깥 회랑 동쪽 부분에 그려진 해상전의 모습이나 앙코르 왓의 동쪽 남편에 있는 우유 바다 휘젓기 장면에는 특히 많은 물고기들이 그려져 있다. 조각을 살펴보면, 붕어류, 잉어류, 악어, 장어류의 물고기까지 그 특징을 명확히 그리고 있다. 이 물고기들을 조각한 조각가들이 자연스럽고 상세하게 조각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물고기들을 자주 보고 먹어 친숙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앙코르 시대의 물고기 모양 펜던트 ⓒ 프놈팬 박물관


이 사진은 프놈팬 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물고기 모양 목걸이이다. 앙코르 시대의 유물로 추정된다. 똑같은 모양의 물고기가 바이욘 사원의 벽화에도 그려져 있다. 이 물고기는 현지어로 '뜨러이 꼴레앙(ត្រីគល់រាំង, Giant barb)'이라 불리는 잉어과 물고기로 추정된다. 뜨러이 꼴레앙은 톤레삽에서 잡히는 물고기 중에서 가장 크게 자라는 물고기 중 하나이다. 지금까지 잡힌 가장 큰 경우는 1.8m에 150kg에 달한다고 하는데, 이론상으로 3m, 300kg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Froese, Rainer and Pauly, Daniel, eds. 2011). 지금은 뜨러이 꼴레앙의 개체수가 급감하여 멸종위기종이었지만 과거에는 빈번하게 잡혔다고 한다. 톤레삽에서 물고기를 잡던 고대 크메르인 어부가 기록적으로 큰 물고기를 잡았을 경우를 상상해 보자. 그 어부의 기쁨이 눈앞에 선하다. 아마도 힌두 신화에서 회자되는 한 이야기와 같이 기록적으로 큰 물고기는 당시의 왕에게 진상되지 않았을까?


톤레삽에서 잡힌 뜨러이 꼴레앙 ⓒ www.morningangkor.com


거대한 물고기를 왕에게 진상하는 장면은 바이욘 사원 벽화에 그려져 있다. 왕으로 보이는 사람은 장면의 오른쪽에 앉아있고, 어부는 왼쪽 아래에, 그리고 물고기는 가운데에 그려져 있다. 그런데, 물고기의 배를 보면 작은 사람이 그려져 있다. 이 사람은 다시 태어난 사랑의 신 '카마(Kama)'다.


바이욘 사원에 조각된 프라디움나 이야기 ⓒ 박동희

카마의 재탄생 이야기 

사랑의 신 카마는 시바의 명상을 방해하여 시바의 노여움을 샀다. 시바는 제삼안을 떠 카마를 태워버렸고 카마는 재가되어 흩어졌다. 충격을 받은 카마의 아내 라티는 따라 죽으려 하였지만 남편 카마가 아직 죽지 않았고, 시바의 결혼식날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았다. 라티는 남편을 잃은 슬픔을 참았다. 그리고 살아가기 위해 아수라 샴바라의 궁전에서 마야바티라는 이름의 요리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한편 드와라카의 영웅 크리슈나와 룩미니의 사이에서 아들 프라디움나(Pradyumna)가 태어났다. 프라디움나는 카마의 환생이었다. 카마가 태어난 지 일주일 지났을 때, 샴바라는 프라디움나가 장차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꿈을 꾸게 되었다. 이에 샴바라는 프라디움나가 더 크기 전에 죽이기로 결심하였다. 그는 드와라카의 궁전으로 몰래 숨어들어 프라디움나를 몰래 납치하였고, 바다에 빠뜨렸다. 샴바라는 이제 자신의 위협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프라디움나는 큰 물고기에 삼켜졌고, 이 물고기는 어부에 의해 잡혀 샴바라에게 진상되었다. 물고기는 궁전의 요리사인 마야바티에게 보내어졌고, 물고기의 배를 자른 마야바티는 배 속에 아기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때 성자 나라다가 나타나 이 아기가 마야바티의 남편 카마의 환생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또한 크리슈나와 룩미니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샴바라가 몰래 납치하여 바다에 던진 사실과, 향후 샴바라를 죽일 운명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마야바티는 프라디움나를 조심스럽게 키웠다. 프라디움나는 영웅 크리슈나의 피를 이어 태어났기에 영웅의 면모를 보이며 성장 해나 갔다.

프라디움나가 성인이 되자, 마야바티는 프라디움나의 과거에 대해 알려주었다. 샴바라의 악행을 확인한 프라디움나는 샴바라를 물리치기 위한 힘을 모았고, 샴바라를 찾아가 샴바라가 저지른 과거의 악행을 폭로하였다. 분노한 샴바라는 프라디움나와 결투를 벌였고, 결국 프라디움나가 샴바라의 머리를 잘랐다. 마야바티는 프라디움나와 함께 크리슈나가 있는 드와라카로 향했다.

한편 시바는 파르바티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파르바티는 시바에게 사랑의 신 카마를 원래대로 되돌려 줄 것을 간청하였고, 마음이 누그러진 시바는 파르바티의 청을 승낙하였다. 아들 프라디움나와 재회하여 기쁨을 나누고 있던 크리슈나와 룩미니는 눈앞에서 자신의 아들이 사랑의 신 카마로 되돌아왔고, 마야바티는 남편과의 재회에 기뻐하며 남편을 안았다. 크리슈나와 룩미니 그리고 성자 나라다는 카마 부부를 축복하였다.


거대한 물고기를 발견한 어부가 왕에게 물고기를 진상한다라는 내용은 약간 우리에게도 익숙한 면이 있다. 바다에서 거대한 연꽃을 발견한 뱃사람이 왕에게 진상을 한다는 심청전과 내용이 닮아있기 때문이다. 두 이야기 모두 바다라는 곳은 죽음의 공간으로 묘사되었고, 그리고 그 죽음의 공간에서 다시 살아왔다는 흐름이 비슷하다. 프라디움나는 거대한 물고기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에서 물고기는 구원의 상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거대한 물고기가 구원의 상징이 되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마쯔야 이야기

옛날 ‘마누’라는 사람이 개울가에서 목욕을 하다가 작은 물고기를 잡았다. 신기하게도 그 물고기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마누는 물고기를 작은 물병에 집어넣어서 집으로 가져왔다. 물고기는 아주 빨리 자라났다. 처음에 넣어둔 병은 곧 물고기가 살기에 너무 좁아졌다. 물고기가 마누에게 넓은 곳에 풀어주기를 요청했다. 그러자 마누는 집 앞 연못에 물고기를 놓아주었다. 시간이 흘러 물고기는 더 커졌고, 물고기를 연못에서 강으로, 그리고 강에서 바다로 옮겨주었다. 

물고기를 바다에 풀어 줄 때, 물고기는 자신이 비슈누의 화신임을 밝혔다. 그리고 조만간 큰 홍수가 발생할 것이고, 지구의 모든 생명들을 집어삼킬 것이니 큰 배를 만들도록 조언하였다. 마누는 이 말을 따라 배를 만들었다. 배가 완성되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도처에서 홍수가 발생했다. 마누는 배에 일곱 리시(수도승)와 함께 배로 피신하였고, 물고기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그러자 풀어주었던 물고기가 다시 나타났다. 물고기는 배와 자신의 뿔을 밧줄로 연결하도록 하였고, 배를 가장 높은 곳인 히말라야로 몰기 시작하였다. 히말라야로 가는 도중 마누는 마쯔야로부터 베다와 프라나 등을 비롯하여 세상의 섭리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얼마 뒤, 홍수가 가라앉았고 마누를 시작으로 지구의 생명들이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최초의 인간 '마누'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물고기는 인류를 구원한 존재로 등장하며, 비슈누 신의 화신이라 한다. 


바이욘 사원 벽면에 조각된 마쯔야 신화 ⓒ 박동희


처음 마쯔야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상당히 놀라웠다. 성경에서 다루는 이야기와 너무나도 판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가 각 문화권마다 다양한 버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미 옛날부터 문화권들은 이어져 있었다는 생각이 더 공고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 이야기에서 등장한 거대한 물고기는 인류를 구한 구원자이다. 공교롭게도 여기에도 물고기로부터 은혜를 입었다.


앙코르에 그려진 이야기는 아니지만 캄보디아에서 유명한 물고기 이야기로 하누만과 물고기 공주 이야기가 있다. 원전은 인도에서 전해진 라마야나 이야기이지만, 캄보디아에 전해진 라마야나는 '리엄께(រាមកេរ្តិ៍; 라마의 영광)'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캄보디아의 지역색에 맞게 각색되어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 '하누만과 황금 인어공주(សុវណ្ណមច្ឆា, Sovann Macha)의 사랑이야기'이다.  


하누만과 인어공주 이야기

라마의 원숭이 군대가 드디어 바다를 건너 라바나가 살고 있는 섬 '랑카'로 건너갈 때가 되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대군이 섬으로 들어가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원숭이 군대의 장군 하누만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거대한 바위들을 바다에 던져 넣어 돌다리를 만들기로 하였다.

원숭이들은 며칠 동안 거대한 바위들을 던져 넣었지만 바위들이 쌓여서 바다 위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한 하누만은 바닷속으로 뛰어들어가 확인을 해 보았다. 그리고 바닷속에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였다. 수많은 물고기들이 바위를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 물고기들을 지시하고 있는 아름다운 황금인어 '소완마챠'를 발견하였다. 하누만은 자신들의 일을 방해하는 소완마챠를 공격하려 하였지만, 인어는 너무나도 쉽게 피해버렸다.

하누만은 계속 공격을 하다가 소완마챠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버렸다. 하누만은 공격을 멈추고 구애를 하게 되었다. 하누만이 싫지 않았던 소완마챠는 하누만과 사랑에 빠졌다. 어느 정도 지나 하누만은 소완마챠에게 왜 바위를 치우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자신은 라바나의 딸로 아버지의 지시를 받아서 바위들을 치우고 있다고 하였다. 이에 하누만은 시타 공주가 라바나에게 납치된 이야기를 비롯하여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였다. 그러자 하누만에 반한 소완마챠는 오히려 둑길을 만드는 것을 돕기 시작하였다. 훗날 하누만과 소완마차는 결혼하여 마챠누라는 아들을 낳았다.


Sovann Macha, Wat Phra Kaew, Bangkok, ⓒ Wikipedia(CC BY 2.0)


하누만과 황금인어공주 이야기는 서양의 인어공주 이야기와 닮은 점이 많은 이야기이다. 인어 공주가 지상의 남자에게 반하고, 물속 세상을 등지게 되는 큰 틀이 비슷하다. 이 이야기는 캄보디아에서는 라마야나의 일부분으로 말해지지만 인도의 원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이다. 아마도 신비로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크메르인들 사이에서 전해지던 이야기가 라마야나의 내용 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이야기는 캄보디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라마야나 장면이 되었다. 그래서 라마야나 공연을 하게 되면 반드시 등장하는 장면으로 자리 잡았다.


다방면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캄보디아는 민물고기와 친숙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수많은 물고기 종에 대한 다양한 요리법은 고도의 민물고기 식문화를 가졌다는 척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신화와 역사에 담겨있는 여러 가지 물고기 이야기들은 물고기가 크메르인들의 생활 문화 깊숙이 들어와 있음을 반증한다.


하지만 캄보디아의 민물고기 어획량은 매년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업도구와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남획으로 인해 어업자원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윤리적인 자원 활용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캄보디아 사람들이 늘고 있는 만큼 유적에 그려진 풍요로운 모습이 다시 도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자료

IFReDI (Inland Fisheries Research and Development Institute), “Food and nutrition security vulnerability to mainstream hydropower dam development in Cambodia”, Synthesis report of the FiA/DANIDA/WWF/Oxfam project “Food and nutrition security vulnerability to mainstream hydropower dam development in Cambodia”, IFReDI, Fisheries Administration, Phnom Penh, Cambodia, pp.44, 2013.

Mao Chanvireak, "Tonle Sap fish catch declines due to nature and human harm", Khmer Times, 2021.6.1.

Thuch Panha, "Fisheries Country Profile: Cambodia", Regional Fisheries Policy Network (RFPN) for Cambodia, 2018

Van Zalinge, N.; Thuok, N.; Nuov, S. "Update on the Status of the Cambodian Inland Capture Fisheries Sector with Special Reference to the Tonle Sap Great Lake", Catch Cult. 2002, 8, 1–30

Froese, Rainer and Pauly, Daniel, eds. "Catlocarpio siamensis" in Fish Base, 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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