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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희 Oct 26. 2024

스카르두의 '만탈 마애불'

간다라 이야기 #43


스카르두의 자연 절경들


수려한 산맥과 경관이 아름답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키스탄의 '스카르두(Skardu)',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K2로 가기 위한 거점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일대가 모두 고산지대이며,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관광지이다. 그럼에도 이곳에 온다면 꼭 봐야 할 문화유산이 있어 소개한다. 바로 '만탈 마애불(Manthal Buddha Rock)'이다.


만탈 마애불


만탈 마애불은 도시의 남쪽 방향, 데오사이 분지로 이어지는 협곡위치한다.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았지만, 과연 이 길로 들어가 차가 되돌아 나올 수 있을까 싶은 산길 속에 있다. 마애불은 산 위에서 굴러 떨어진 거대한 화강암 바위의 한 면에 조각되어 있다. 조각은 북쪽의 마을려다고 있는데, 마치 부처님이 사람들 굽어살피도의도적으로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


마애불이 조성된 시기는 8~10세기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시기적으로 보았을 때 간다라의 불교문화가 완전히 쇠퇴한 뒤이다. 양식적으로 티베트 불교의 영향으로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히 하부에 적힌 티베트어로 적힌 비문이 이를 증명한다. 이 지역에 본격적으로 이슬람 문화가 들어오기 전, 지역문화로서 티베트불교가 융성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이기도 하다.


(좌) 만탈 마애불 정면 전체 모습, (우) 본존 하부에 조각된 소형 과거불
좌우에 조각된 미래불 입상


조각의 높이는 대략 6m 정도이고 폭도 비슷한 6m 정도이다. 한가운데에는 석가모니불이 항마촉지인을 하고 연화좌 위에 정좌하고 있다. 본존의 주변에는 총 스무 체의 과거불이 둘러싸고 진을 치고 있다. 불상들을 만다라 형으로 배치한 것이다. 이는 간다라에서 보기 어려운 특징으로 티베트 불교 잘 나타내는 것이다. 과거불들은 대략 50cm 정도로 작으나, 본존과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다. 본존의 위쪽으로 다섯, 좌우로 각각 여섯, 아래로 일곱 체가 조각되어 있다. 각 숫자의 의미가 있을 듯한데 잘 모르겠다.


배치의 바깥쪽인 좌우에는 두 체의 입불상이 크게 조각되어 있는데,  설명에 따르면 두 입불은 미래불인 미륵불이라 한다. 특이한 점은 협시불이 가운데의 본존불보다 크게 조각되어 있는 점이다. 리고 좌우의 협시불이 모두 미륵이라는 점도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명쾌하지 않은 설명에 궁금함과 답답함이 남는다. 티베트 불교에 대한 공부가 부족함이 아쉽다. 배경지식이나 설명이 없음에도  좋은 신체 비율이나, 높은 조각 수준을 가지고 있어 만족할 수 있었.  빼어난 자연경관 속에 좋은 문화유산이 놓여있는 점 또한, 만족의 이유가 되었을 듯하다.


마애불 하부에 조각된 티벳어 비문


만탈 마애불은 1835년 영국인 여행자 고드프리 토마스 비그네(Godfrey Thomas Vigne)가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하고 유럽에 알렸다. 그는 저명한 티벳어 학자 코마 데 쾨뢰쉬(Csoma de Kőrös)에게 탁본해 간 비문 번역을 의뢰하였고, 부분적인 번역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전달된 비문의 상태가 불명확하여 분적인 해석에 머물렀다. 이후 1900년에 추가적인 번역 시도가 있었다. 비문의 내용은 이곳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기도 하라는 지시를 비롯한 종교적인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적인 내용을 알기는 어렵다.


만탈 마애불 앞과 뒤


지난 편에서 살펴보았던 카르가 마애불이나 이번 편에서 살펴본 만탈 마애불 모두 북부 파키스탄지역의 간다라 이후의 불교문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길깃 발티스탄 주 인도와 분쟁 중인 카슈미르 지역에 이와 유사한 티베트 불교 유산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고 한다. 어서 평화가 찾아와 현장답사가 가능해지길 바랄 뿐이다.


만탈 마애불의 위치정보


참고자료

위치: [link]

Manthal Buddha 위키피디아: [link]

Reise in die Geschichte Baltistans, Band4, Andiast 2011, pp.2019-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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