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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희 Sep 09. 2020

#6 코로나와 앙코르 관광

나는 캄보디아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구촌이 코로나로 허덕이고 있다. 캄보디아 코로나의 충격에 직격타를 받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의 수는 적지만,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막심하다. 특히 앙코르 유적이 위치한 시엠립시는 세계 모든 도시 중에서도 크게 해를 본 도시가 아닐까 싶다.


문을 닫은 펍스트리트 ⓒ 신보람



캄보디아 정부의 코로나 대책


올해 초, 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하자, 캄보디아 정부는 3월 31일 바이러스 대한 대책으로 관광비자 발급 중단 등 관광객 입국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1. 모든 외국인에 대하여 한 달간 비자면제 중단, 여행비자·e비자발급 중단, 도착비자 발급 중단

2. 캄보디아로 입국하려는 모든 외국인은 해당국 캄보디아 대사관에서 비자를 신청해야 하며, 72시간 이내 발급된 코로나 19 음성 확인서 및 5만 불 이상 커버리지 보험증서를 제출해야 함.

3. 모든 외국인들은 캄보디아에 도착 시 보건 담당자의 건강체크를 받게 되며 안내에 따라 의무 격리 지침을 이행해야 함.

<주캄보디아 대한민국 대사관 공지사항>


여기에 더해 615 캄보디아에 입국하고자 하는 외국인에게 입국 시 2천 달러의 보증금을 내게 하고, 14일간 격리를 해야 한다는 보다 강력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ㅇ 6.15(월)부터 캄보디아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들은 입국 시 미화 2,000불(사전 준비 요함)을 공항 내 은행 창구에 예치하여야 하며, 입국 외국인들은 14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면 진단검사 비용, 은행 수수료 등을 공제한 금액을 해당 은행 창구에서 돌려받을 수 있음.

<주캄보디아 대한민국 대사관 공지사항>


이와 같은 적극적인 봉쇄 덕분인지 9월 7일 현재까지 감염자 수가 총 274으로 낮은 수치에 그치고 다.


관광객이 없는 바이욘 ⓒ  신보람



관광객의 실종과 시엠립 관광산업의 위기


그러나 코로나와 정부의 봉쇄 정책으로 앙코르 유적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갑작스레 사라져 버렸다. 앙코르 유적의 입장권 판매를 관리하는 앙코르 엔터프라이즈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 입장권 판매량은 작년 동월 대비 99.65퍼센트가 감소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직격타를 맞은 곳은 당연 엠립이다. 엠립은 앙코르를 보기 위해 몰려든 외국인 관광객 기반한 전형적인 관광 도시이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의 실종은 도시 전체의 침체로 이어졌다.


캄보디아에서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고 수입도 높아 선망의 대상이었던 가이드들은 대부분 몇 달째 일을 못하고 있다. 사태가 해결될 기색이 없기에 이미 많은 가이드들이 고향으로 되돌아 가거나, 일자리를 찾아 수도 프놈펜이나 태국으로 건너가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가이드뿐 아니라 관광과 연계된 운전기사, 식당, 호텔, 기념품 가게, 마사지 샵 등등 모든 관련 업종 종사하는 사람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앙코르 유적 외국인 관광객 수 ⓒ 박동희 (데이터 출처: https://www.angkorenterprise.gov.kh/)



엠립의 관광 극적 성장


엠립의 관광산업에 급격한 위기가 찾아오리라고 그 누가 짐작이라도 했을까? 앙코르가 세계유산에 등재된  다음 해인 1993년, 1년간 앙코르를 다녀간 외국인 관광객 수 불과 7천 명 불과했다. 지만 앙코르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2000년을 전후로 급격히 증가했다. 2007년에 100만 명을 돌파했고, 2012년에 200만 명에 이르렀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선정한 최고의 여행지에 2015년에 1위, 2016년에 3위에 올랐고, 2017년에는 관광객이 선정한 최고의 랜드마크에서 1위에 올랐다.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와 함께 곧 연간 300만 명을 넘을 것이라 기대던 상황이었다.


일출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들 ⓒ 신보람



앙코르 관광 대한 단상


매년 드라마틱하게 성장을 거듭하던 엠립의 관광산업이 이렇게 단박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니, 앙코르 관광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된다.


필자는 앙코르 유적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캄보디아를 다녀간 사람들 좋 기억을 가지고 다녀가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 번은 가봐야 할 곳'이라 말하지만 '다시 가고 싶은 곳'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무엇이 문제일까?


필자의 지인 중에 앙코르에 두 번 이상 다녀간 사람들에게 어떤 매력 때문에 앙코르를 다시 방문했는지 물어보았다.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1) 자유여행으로 (2) 여유롭게 와서 (3) 편하게 잘 쉬다가 갔다는 것이다. 직 표본이 많은 것이 아니라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이 정보를 바탕으로 추천하는 '앙코르 다시 고 싶어지는 여행 방법'은 다음과 같다.


여행의 기본 콘셉트는 '여유' 혹은 '쉼'이다.

대부분의 시간은 호텔이나 마사지, 좋은 식당에서 여유를 즐긴다. 현지식 식당(바라이 등)에서 앙코르 맥주를 한잔 하고 그물침대에서 낮잠을 자거나 흘러가는 구름 구경을 한다.

쉬는 것이 지루해질 때 즈음에 앙코르 유적을 하나 정도 방문한다. 많이 본다고 더 남는 것도 없다. 하나를 여유 있게 천천히 볼 것. 그리고 유적은 아침이나 오후 늦게 선선할 때 방문한다.

<필자가 제안하는 앙코르에 다시 가고 싶어지는 여행 방법>


관광객이 없는 앙코르와트 ⓒ 신보람


엠립의 관광산업은 코로나로 인해 본의 아니게 쉬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어려운 시기가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과 동시에 앙코르라는 관광지가 매력적인 곳로 기억될 수 있게 재정비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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