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도 우리의 추석과 같은 명절이 있다. 캄보디아 달력으로 10월 15일로, 이 날을 '프쭘번(បុណ្យភ្ជុំបិណ្, Pchum Ben)'이라 부른다.
프쭘번 날에 절에서 기도하는 캄보디아 사람들 ⓒ 헤아보파
프쭘번이 다가오면 시엠립 시내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오랫동안 못 만났던 가족, 친척들을 만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기에 이미 일 이주 전부터 도시가 들뜨기 시작한다.
하지만 외국인의 입장에서 명절은 가장 외로운 시기다. 명절이 되면 식당과 가게들이 다 닫기 때문에 미리 식량을 구비해 둬야 한다. 그렇게 명절 당일, 공수해 둔 식량을 홀로 꺼내 먹다 보면 참 외롭다. 괜히 더 한국의 가족이 그리워진다.
프쭘번날 절을 방문한 캄보디아 사람들 ⓒ 헤아보파
한 번은 캄보디아인 친구로부터 프쭘번 날 집으로 초대를 받은 적이 있었다.캄보디아의 프쭘번은 정말 한국의 추석과 닮아있음을 느꼈다. 멀리 있는 친척들이 다 모여서 음식을 준비하고 조상들의 명복을 비는 것이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불교적인 색채가 진한 것이다.캄보디아 사람들은 프춤번이 되면 지옥의 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기회로 조상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면, 지옥에서 정화의 기간을 보내는 조상들에게 공덕이 된다고 생각한다. 7대 위 조상들까지 대상이 되는데 이를 위해 일곱 개의 절을 다니며 음식 공양을 한다.
조상들에게 공양하는 캄보디아 사람들 ⓒ 헤아보파
또한 프쭘번 날은 스님들의 3개월 ‘안거(Vassa)’ 기간의 마지막 날이다. 인구의 90% 이상이 불교도인 캄보디아에서 ‘안거’는 스님들만의 수행 기간이 아니다. 일반인들도 안거의 기간 중에는 술, 담배를 하지 않고 금욕적인 생활을 한다. 이슬람에서 라마단이 끝나는 날 파티가 열리듯, 안거가 끝난 날은 해금의 날로 다 함께 즐기는 축제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