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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희 Oct 14. 2020

#11 캄보디아는 어떤 계절이 좋을까?

나는 캄보디아에서 살고 있습니다

가을 왔다.

청명한 하늘과 산천의 빛깔이 참곱다. 무엇보다도 '쾌적'한 기후가 좋다. 적당히 시원한 온도에, 공기중에 섞여있는 수분량도 딱 좋다. 당장이라도 책 한권 들고 나들이라도 가고싶은 계절이다. 아마 무엇을 해도 좋을 계절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계절은 '가을'이 아닐까 싶다.


경주 양동마을의 가을 ⓒ 박동희


그렇다면 캄보디아에서는 어떤 계절이 가장 좋을까?한국의 계절이라면 금방 답하겠지만, 캄보디아의 계절에 대해서는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캄보디아는 아열대기후로 사계절이 없이 계속 여름이다. 대신 일년의 반은 비가 내리는 우기이고 나머지 반은 비가 내리지 않는 건기이다. 12월부터 5월까지는 건기이고, 6월부터 11월까지늠 우기이다. 우기든 건기든 기본적으로 덥기 때문에 더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결코 좋은 환경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12월의 캄보디아 풍경 ⓒ 박동희


필자가 처음 캄보디아에 왔던 무렵에는 우기보다 차라리 건기 좋았었다. 우기에 비내린 흙길을 걷다보면 신발이나 옷이 젖어 금방 불편한 상황이 되었다. 젖은 신발을 씻어 말리는 일도 귀찮고, 잘 마르지도 안았다. 숲 속 현장에서 작업 할 때면 습하고 더운 날씨에 숨이 턱턱 막혔다. 그러면 머리도 잘 돌아가지 않았다.


그래도 인간 참 신기한게 이런 우기에도 점점 익숙해졌다. 비가 내린다거나 옷가지가 젖는 일은 포기하니까 편해졌다. 신발은 금방 마르는 샌들만 신게되었고, 옷도 잘 마르는 옷을 입게되었다. 비가와서 일을 못하게 되면 하늘이 잠깐 쉬었다가 하라고 휴식시간을 준 것이라 생각하니 편했다. 마음가짐을 달리먹으니 비는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았다.


점차 우기의 장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비바람을 동반하는 스콜은 더위를 한 방에 몰아낸다. 물기를 머금은 스콜 바람을 맞는다거나 시원하게 내리는 스콜을 바라보는 것은 꽤 좋은 기분전환이 된다. 또한 하늘이 훨씬 맑고 높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구름도 아름다운 하늘을 자아낸다. 비가 많으니 초목도 당연 푸르르다. 전체적으로 경관이 맑고 깨끗하다. 이런 장점을 알아가다보니 우기가 기다려지게 된 것 같다.


우기의 앙코르 유적 공원 ⓒ 박동희


또한 건기에 대한 생각도 깊어져갔다. 처음엔 마냥 비가 오지 않는 건기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살아다 보니 건기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기엔 무엇보다도 과일이 맛있어서 좋다. 열대지방의 풍부한 영양분을 머금은 과일들은 건기동안 단맛을 농축시킨다. 특히 건기의 막바지인 3~4월에 먹는 망고는 특별하다. 건기의 또 다른 장점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지만) 유적을 조사하기 좋다. 나무나 풀에 뒤덮힌 유적은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지만 조사에는 불편하다. 건기엔 자연에 파뭍혀 있던 유적만이 드러나서 보기 좋다.


건기의 단점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흙먼지이다. 어디서 이 많은 먼지가 왔는지 궁금할 정도로 흙먼지가 많다. 차 유리도 그렇고 집안도 그렇다. 길거리의 나뭇잎도 먼지가 쌓여 흙잎이 된다. 한국의 미세먼지와 달리 자연에서 온 흙먼지니 괜찮겠지 생각하지만 그래도 먼지낀 세상에 있다보면 비가 기다려진다.


건기의 캄보디아 숲 속 ⓒ 박동희

이러한 이유로 지금은 우기가 더 좋다. 하지만 이는 개인적인 호불호이다. 그렇다면 캄보디아를 짧게 방문하는 여행자들에게 최적의 시기는?


고민 할 여지 없이 12월~1월을 말할 수 있다. 이 시점은 긴 우기가 끝나고 건기에 막 접어든 시기이다. 건기이기는 하지만 지난 6개월간 내린 비에, 세상이 푸르고 습도도 딱 좋다. 최고기온도 24도 정도로 사람이 활동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열대지방임에도 아침 저녁은 춥다. 이 시기는 한국의 초가을에 비견된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계절이다. 이 최적의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1월 중순이 지나면서  점점 온도가 높아지고 세상이 조금씩 말라간다. 2월이 되면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


시엠립 평균 기온 ⓒ Weatherspark


반면 4월은 건기의 최절정이자 끝자락으로 정말 덥다. '찐다'라는 표현보다는 '뜨겁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최고온도는 40도에 이르는데, 땅이나 돌 위는 반사열로인해 50~60도까지 오른다. 한 낮에 밖을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한 행위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 처럼 말라붙은 자연으로 인해 먼지가 많다. 4월은 여행을 하기에 가장 좋지않은 시기이다.


 

건기 캄보디아 숲 속의 유적(좌), 우기 캄보디아 숲 속의 유적(우) ⓒ 박동희


캄보디아 여행은 계절마다 다른 매력이 있어 우기든 건기든 각각 매력이 있다. 하지만 12월과 1월은 정말 특별한 시기 시간 조율이 가능하다면 이 때 여행하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4월은 꼭 피하길 바란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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