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나의 자존감이
강철처럼 단단하다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누가 뭐라고 해도 나 자신을 믿었었다.
하지만 지금,
그 강철이 서서히 녹슬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무너져가는 자존감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 아픔은 깊고도 날카롭게 다가온다.
아무리 애써보아도 내면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불안과 두려움은 나를 괴롭히고,
점점 더 나약해지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자존감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마모되는 것임을 알게 됐다.
그럴 때일수록,
나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세상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지,
사람들이 나에게 어떤 말을 하든지,
그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나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 보려 한다.
그 목소리는 때론 희미하고,
때론 상처받아 꺼져가는
불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 나만의 진실이 있을 것이다.
자존감은 남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스스로 세워가는 성채다.
그 성채는 때로는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 약해질 수도 있다.
그런 시기가 왔을 때,
자신이 해줘야 할 일은 단 한 가지다.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 것.
아무리 작은 돌멩이라도 쌓아 올려야 한다.
하루하루, 나의 마음속에 다시 벽돌을 놓아서
무너졌던 자존감을 다시 쌓아 올리는 것이다.
작은 실패나 실수,
남들의 부정적인 시선에 주눅 들지 말고
내가 누구인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시금 마음속 깊이 새기면 된다.
자존감은 때론 가시밭길을
걸어가야 할 때, 더 단단해진다.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는 나의 모습은,
결국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게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