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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카당스 Jun 08. 2019

Day 5

또다시 그린다 머리

오늘은 좀 더 다른 구도의 머리를 그렸다. 동그라미에 턱과 뺨, 코를 잘 붙이면 어떤 머리든 그릴 수 있다. 코너 부분을 각지게 표현하면 뼈 느낌이 나고, 캐릭터가 강해진다. 여자나 아이를 그릴 때는 해서는 안 되는 방법이라고 한다.

또 그렸다. 머리

머리만 그리기 힘들었다. 우리 아파트 클럽하우스 사진을 보고 따라 그려 봤다. 나무와 풀 (특히 덤불)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몰라서 헤맸다. 다른 그림들을 좀 참고해야 할 것 같다.

아파트 클럽 하우스
넋을 잃고 그렸다. 엉성한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ㅜ

어제 해피아워를 한 관계로, 팀 헤드가 집에서 일을 하라고 했다. 땡땡이치는 김에 같은 팀의 형님 (인도네시아 사람이다)과 영화 '존 윅' 3편을 보고 왔다. 전 편들을 보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꽤 볼만했다. 아무 생각 없이 스트레스 풀며 보기에 좋았다.


마스터클래스(Master Class)라는 유료 강의 사이트 구독을 시작했다. 각 분야의 대가가 직접 강의를 하는 컨셉의 사이트인데, 1년에 180불을 지불하면 모든 강의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180불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강의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결코 아깝지 않다.

마스터클래스의 대표 강사들.

예를 들면 고든 램지가 요리를 가르치고, 스티븐 커리가 농구를 가르치는 식이다. 노벨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이 경제에 대해 가르치고, 마틴 스콜세지가 영화에 대해서 가르친다. 나는 지금 '다빈치 코드'의 저자 댄 브라운이 가르치는 소설 작법 강좌를 듣고 있는데 퀄리티가 너무 훌륭하다. 연기부터 EDM, 사진 촬영까지, 시간을 들여 모든 강의를 다 들어볼 생각이다.




예전 뉴욕에서 세 달간 트레이닝을 받을 때, 종종 저녁에 호텔방에 앉아 내가 진짜 원하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지적 허영심이었다. 지적 허영심을 충족하는데서 인생의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그림을 그리고, 마스터클래스를 들으면서, 그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너무 즐거웠던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지식을 자랑할만한 기회가 별로 없는 이 타지에 와서도, 배우는 것은 즐거웠다. 과연 여전히 지적 허영심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일까? 그렇지 않다면, 사용할 수 없는 자기만족뿐인 지식이 무슨 쓸모가 있을까?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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