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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에이티브 런던 Oct 06. 2019

런던의 직장인.리모트 워킹 6개월째

내시간을 오롯이 책임지는 하루

아침 6시 30분 기상. 

요가 매트를 펴고 아픈 허리 디스크를 단련시키는 스트레칭을 한다. 

모카포트로 커피를 내리고, 랩탑을 켜고 글을 쓰거나 읽는다. 


아침 8시이전의 시간의 내게 하고싶은 일이 가득한 오늘 하루를 기대하며 에너지가 샘솟는 시간이다.

샤워, 옷을 입고 아침식사를 하고 가방을 챙기면 30분이내 출근준비가 끝난다. 

자전거를 타고 7분. 아니 10분이라 치자. 나의 오피스에 도착한다.

자전거 타기 싫은날은 걸어간다. 아침 일찍 문을 연 카페 바이올렛과 런던필즈 공원을 가로질러 20분 걸으면 오피스에 도착한다.



나는 런던에 사는 직장인이다.

서울에서 대리라는 직급을 달았을때 퇴사하고 런던에 오게되었는데, 어느덧 런던에서의 서울에서의 직장생활한 시간을 훌쩍 넘어 7년이라는 세월을 런던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쉼없이.


올해도 여전히 런던 직장인으로 살지만, 나는 출퇴근을 하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회사에서 지정된 오피스로 출근을 하지 않고, 내가 일하고 싶은곳에서 일한다. 

디지털 노마드라고도 할수 있지만, 나는 노마드식 출퇴근이 아니므로 정확하게는 리모트워킹이라고 하겠다.


회사는 센트럴 런던에 있지만, 나는 회사 오피스에 출근하는 대신 집에서 걸어서 20분, 자전거로 10분내의 거리에 있는 코워킹 오피스로 출근하는 일상을 가진지 어느새 6개월이 지났다. 


걸어서 출근할때는, 공유오피스옆의 마켓에 있는 카페에 가서 책을 읽기도 한다.가끔은 공원 몇바퀴 돌아 일부러 더 걷기도 하고, 얄굳은 런던날씨에 따라 여유부리는 아침을 보내기도, 바로 출근하기도 한다.

출퇴근길에 마주하는 풍경들

리모트 워킹 처음부터 이렇게 여유있게 하루를 시작한것은 아니었다.

주변을 보고,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며 아침의 여유의 "좋은 아침" 을 즐기는 지금까지는 아마 약 3개월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런던에서 정말 새로운 루틴으로 하루가 펼쳐지다보니, 적응기가 필요하다.

아침에 눈을뜨는 때부터 주어진 시간이 온전히 100%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라는 느낌을 받아들이기까지, 하루의 루틴을 적용하기까지 내 마음가짐이 온전하게 바뀌어야했다.


내게는 모든것이 새롭다.

새로운 데일리 루틴 (하루의 일과) 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오피스, 새로운 주변인들. .


새로운 루틴에 대해 가장 큰 변화는, 아침에 일어나 오전 시간을 좀 더 쓰고있다. 

눈을 뜨고 아침에 뭔가가 하기 싫다는 마음이 사라지는것은 정말 큰 변화다. 

침대에 누워 아침 기상 알람을 끄면서 몇십분씩 보내던 의식없던 깨어난 아침시간을, 지금은 일어나 허리디스크에 좋은 아침 운동을 하고, 책을 읽거나 쓰고 아침을 먹고있다. 


그리고 출근을 드디어, 100% 자전거로 한다! 걸어서 20분 거리인 오피스는 자전거로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리모트 워킹을 시작한 초반에는 혼란스러웠다. 

초반에는 오히려 회사 사람들과 상사가 나를 의심할까봐 부담이 갔고, 그래서 더 열심히일하고 성과를 내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겼다.  

또는 차라리 회사를 관두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혼자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말수가 줄어드는 하루에 확신이 사라지기도 했고, 나중에 조직생활, 팀플레이어로서의 나의 빛나던 역량이 사라져버리는것은 아닐까 걱정도 했다.  과연 출퇴근 시간 상관없이 내가 자유롭게 일하는 스타일이 맞는지, 대기업의 조직문화와 루틴이 더 잘맞는지 헷갈렸다. 


그렇게 리모트워킹 6개월째. 

나의 하루를 오롯이 책임지는 더 무거운 마음으로, 좋은 아침을 시작한다. 

내가 어떤 루틴을 짜고, 어떻게 일의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무엇을 생각하고 말해야하는지에 따라 나의 하루가 결정되는 지금의 삶을 살게 되었다. 내 하루는 회사가 정해준 루틴이 아닌, 내가 루틴을 선택한다.

이로인해 나는 회사의 조직원이라는 생각보다, "나"라는 사람 개인으로서 인식되기 시작한다. 

회사의 조직속에서의 내가 아닌, 내 개인으로서 회사에 기여하는 성과를 생각하면 더 열심히 잘하고 싶어진다.

동시에 의미없이  보내던 조직생활의 일부가 의미있는 내시간으로 변화시키는데 욕심을 부리게 된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시간과 공간을 내가 컨트롤할수 있다는 것은, 삶의 방향에 대한 엄청난 변화이다.

이렇게 일할수만 있다면, 정말 죽을때까지 일해도 행복할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은 과장도 아니고, 허영도 아니다.


특정 산업군에서는 일반화될 리모트 워킹 또는 스마트 워킹의 삶.

언젠가 한국에 사는 다수의 직장인들에게 실화가 될지 모르는, 이 리모트 워킹의 삶을 현재 살고 있는 행복한 직장인의 경험과 조언을 담아보겠다.  

이 매거진은 리모트워킹을 조직에 적용하는 입장인 인사팀이나 회사의 입장으로 쓴 글이 아니다. 

순수하게 개인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리모트 워킹이 어떻게 적용되었고, 작동하고 있는지 조직에 속한 한 개인의 입장에서 써 나가겠다. 

행복한 "일" 상을 위해 내가 선택한 업무장소. 공유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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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트워킹 #리모트워크 #공유오피스 #코워킹스페이스 #스마트워킹 #디지털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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