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106) - 중구 태평로2가의 ‘북창동순두부 본점’
신당동 떡볶이, 용두동 쭈꾸미, 창신동 매운족발과 유사한 결로, 순두부 하면 자연스럽게 붙는 지명, 북창동. 현재 얼큰하고 얼얼한 베이스에 계란 탁 구성은 바로 이 북창동 순두부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존재감 뿜뿜은 아니지만, 앞서 기술한 키워드들과 동등 또는 그 이상으로 익숙한 명칭이 아닐까? 생각한 필자다.
사전 조사를 해보니 가장 원조가 되는 곳은 한국 아닌 LA 한인타운의 BCD 라고. 그리고 LA의 북창동순두부와는 별개로 현재 한국에서는 또 다른 '북창동순두부'가 프랜차이즈화 되어 있으니. 이번 고독한 먹기행에서 소개할 주인공이 음식이자 상호이기도 한 '북창동순두부'다. LA의 BCD도 기원은 북창동으로 하고 있고, 본디 순두부찌개 집들이 많았었다고도 하니, 사실상 대중화된 키워드의 원조가 어디냐 하는 물음은 무의미하기도 하겠다.
그래도 북창동에 위치해 있거니와 여러 지점들 중의 본점이니, 기회가 닿아 한 번 찾아가 봤다. 바로 북창동에 위치한 본점, '북창동순두부 본점'의 순두부찌개를 한 번 만나보도록 하자.
※ '북창동순두부 본점'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10:00 ~ 21:00 (브레이크타임 15:00 ~ 17:00, 라스트오더 20:00)
* 주말의 경우 20:00까지로 브레이크타임은 없이 라스트오더 19:00까지
- 주차는 불가하다.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 (남녀 분리)
- 미국 LA BCD와는 별개의 한국의 북창동 순두부 프랜차이즈 본점. 물론 가보지 않아 비교는 어렵지만 전형적인 순두부찌개 한상이었다.
- 거나한 한식의 집 느낌 아닌 시청역 대로변 오래된 건물 2층에 위치한 깔끔한 식당으로 음, 이 또한 기대했던 것과는 달라 재밌었다.
- 반찬의 가짓수는 적지만 제대로 잘 먹었다는 생각. 역시 한국인 잘 끓여진 찌개구나.
- 순두부찌개 주문 시 솥밥이 기본으로 등장한다.
- 전반적인 기본 찬은 무난했는데, 마늘종 쫑쫑 썰어 씨앗과 버무린 젓갈은 밥반찬으로 굉장히 좋더라.
방문하면서도 기대가 조금 되었던 필자다. 음, 고대하던 북창동 순두부의 타이틀을 이제야 만나보는 것인가? 워낙 익숙한 조합의 키워드지만 내세운 식당들은 정작 만나보질 못했으니, 베일에 싸인 느낌이다라는 생각이었는데. 이제 와 글로 푸니 납득이 간다. 가장 일찍 유명세를 떨치던 곳은 나성에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한국에선 현재 이곳을 제일로 치는 듯하니. 들어가 보자.
음? 생각보다 심플한 내부에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달라 의아해했던 필자다. 그래도 북창동 순두부니 한옥의 집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살짝 기대도 했는데. 깔끔한 일반적인 식당에 가까운 모습. 직각의 형태로 안쪽으론 룸 비슷한 공간도 보이고 매장은 꽤나 넓더라.
방문 당시는 주말, 점심을 훌쩍 지난 시간으로 손님은 없었는데, 식사를 하는 중에 금세 절반이 들어차는 모습이었다.
보자, 메뉴판. 청국장 순두부에, 소곱창순두부까지. 아, 영 눈길이 가지 않는다. 개인적인 취향엔 부합하지 않는 퓨전식 메뉴들. 치즈김밥, 치즈라면이 익숙해지기도 약 10년이 걸린 필자인데. 독립적인 영향이 강한 두 음식이 섞인 메뉴는 여간 눈이 가질 않더라.
때문에 당연히 기본으로 북창동순두부를 깔아주고, 허하겠다 싶어 고등어구이를 더하기 위해 고등어구이 1인 한상차림으로 주문.
그나저나 LA갈비. LA의 북창동 순두부를 염두에 둔 마케팅일까?
요놈은 꽤나 손이 자주 갔다. 마늘종, 해바라기씨 견과를 더한 씨앗젓갈 비스무리한 다진 오징어 젓갈인데, 음. 솥밥 반찬하기로는 제격. 은근히 칭찬해 주고 싶구나.
순두부도 등장해 바로 계란 하나 툭 풀어주고.
겨울의 근사한 손님. 고등어구이까지 나와주면.
'북창동순두부'의 한 상 세트 완성이다. 기본 찬들은 이후엔 셀프서비스인데, 리필이 가능한 것으로 보아 한상 차림에는 고등어구이와 함께 저 작은 가자미구이 하나 보태어지는 듯.
솥밥 덜어내 본격적인 식사 시작.
순두부찌개부터 시식을 시작해 주는데, 음. 좋다. 적절한 얼큰. 홍합, 새우, 소고기 베이스의 순두부찌개인데, 두부를 제외하자면 그 구성물의 실함은 조금 아쉽지만, 국물은 좋더라. 날이 추워 그런지 유독 시원하게 잘 들어갔다.
먹으면서 내내 느낀 점이라면, 그래도. 먹었던 순두부찌개의 집들보단 우위에 있는 맛이라고 할까? 대개 일반 식당의 순두부찌개는 풀기 시작하면 간수가 다 빠지지 않아 국물이 맹맹해지기 십상인데, 이곳은 풀어도 진한 맛이 유지된다. 조리 중 띄워주는 고추기름 또는 양념간장만으로 맛을 포장한 녀석들보단 나름 깊이가 있는 편이란 생각.
고등어구이까지 센 불에 잘 구워져 전반적으로 맛있게 잘 먹었다.
아, 역시 한국인은 한국인이고 찌개인가? 입맛이 쉽게 달아나는 맹추위의 겨울엔 한식만 한 것이 없구나. 전율이 돋을 정도의 맛은 아니었지만, 굉장히 편안하고도 만족스러운 점심의 식사. 인근에서 순두부찌개가 생각나다면 한 번쯤 들르기에 좋은 맛이다. 화려하게 차려진 건 없어도 한국인스러운 밥 한 끼였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지.
그런데, 영어를 섞어 말씀하시던 사장님. 필자가 외국인 같아 구사하신 것인지, LA BCD, 아니 미국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도 또 모르겠다. 여하튼 간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에서 역설파 중인 북창동 순두부. 본 고장에서 발 도장 하나 찍었단 사실에도 만족하며, 글도 마무리.
북창동에서 만난 순두부찌개, '북창동순두부 본점'에 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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