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먹기행 (15) - 서대문구 천연동의 '니하우객잔'
이름에 매료되어 방문한 집. 니하우도 니하우지만 '객잔'이라니. 중국풍이 물씬 느껴지는 집이다. 이름에서부터 술도 겸해 먹는 중화포차의 느낌을 확 받는데, '소문각'을 추억하며 방문한 집. 독립문역과 서대문역 사이, 영천시장 인근에 위치한 그곳. 소개할 곳은 '니하우객잔'이다.
조금은 싸늘한 골목. 서울역 가는 길에 차창 밖으로 바라보기만 하던 골목을 직접 들어와 봤다. '니하우객잔'이 위치한 곳이다.
※ 니하우객잔 요약 정보 ※
- 영업시간 매일 17:00 ~ 23:00
- 독립문역과 서대문역 사이에 위치 (역에서 조금 거리가 있다.)
- 주차는 불가
- 테이블식 구조 / 화장실은 내부에 위치해 있으나, 재래식 화장실로 다소 불편이 따름
- 영화 '범죄와의 전쟁'과 같은 분위기의 술 한잔 때리기 좋은 중식당
- 낮은 천장과 붉은 톤의 실내 인테리어가 상호에 걸맞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 대표 메뉴는 탕수육인 것으로 추정. (탕수육은 반 정도 걸친 부먹 스타일이다.)
아주 좁은 영천시장 옆 골목으로 위치한 니하우객잔. 번잡한 시내가 아닌 곳에 위치해 참으로 희소가치가 높다 할 수 있겠다. 아는 사람만 아는 곳일 수 있기 때문. 빛바랜 듯한 간판이 벌써부터 범상치 않은 포스를 자랑하는데.
아직은 손님이 차지 않은 '니하우객잔'의 내부. 들어가자마자 실내의 붉은 인테리어에 압도 당했다. 정말 중국 영화에서나 보던 객잔의 벽지 같은 인테리어. 사장님이 10년도 더 된 인테리어라 하신다. 역시 시간 묵은 인테리어답게 진귀하고 가치가 있다.
게다가 참으로 강렬하다. 술을 시키지 않으면 잘못될 것 같은 분위기다. 오늘 필자는 긴장감이 도는 객잔에서 무림의 고수를 기다린다. 출입문까지 촤르륵 열렸다면 아주 딱 떨어질 분위기다.
'니하우객잔'의 메뉴판. 짜장면과 짬뽕은 없다. 술과 함께 즐기는 전형적인 야간형 중식당. 마음에 드는구나. 익숙한 요리류와 주식류, 안주류와 술로 구성되어 있다. 두반생선을 주문하려 했으나 아쉽게 재료가 공수되지 않아 선택한 것은, 탕수육과 술국(얼큰탕). 추운 날씨엔 중국 술 만한 것이 없는데 연인의 기피로 소주로 대신한다.
보이는 주방에서 조리를 시작하신 사장님. 내부를 좀 더 살피는데 특이한 소품들이 많다. 우측으로 보이는 것은 연태구냥(연태고량) 달력이다. 붉은색을 좋아하는 나라답게 참으로 빨강 더하기 빨강이구나.
그리고 등장한 술국(얼큰탕). 짬뽕탕에 가깝다. 죽순, 송이버섯, 청경채, 오징어, 배추가 주를 이루는데, 고추와 함께 불맛이 가미된 찐하고 그윽한 짬뽕탕이다. 한입 먹자마자 하오(好)를 연발한다. 술꾼들을 위한 술의 신호탄을 알리는 맛. 재료들의 식감이 살아있어 신선함도 느껴지는 맛.
이어 등장한 것은 주문한 탕수육이다. 가장 주문이 많은 듯해 고른 음식인데, 시키고 나니 잘 시켰다 싶구나. 부먹, 찍먹에 답은 없으나 정말 맛있는 중식당은 항상 부먹을 고수하지. 필자의 경험상 그렇다. 필자는 오늘 영화 속 주연, 하정우가 되련다.
본격적인 중식에 술 한 잔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날이 추운 날 기름진 중식에 도수가 높은 술은 속을 데우기엔 최적의 조합인데.
탕수육도 합격이다. 소스에 들어간 재료는 목이버섯과 양파뿐인데, 맛있다. 튀김옷은 소스에 적셔져 한층 더 부드러운데, 쫜쫜하니 술안주로 참 제격이다. 가끔 힘없는 배달 중국집의 탕수육보다 양은 적지만, 뭔가 알찬 녀석.
끝까지 남김없이 싹싹 비우고 말았다. 아쉽구나. 조금만 더 가까웠어도 이웃과 같이 지냈을 텐데. 서대문에서 발견한 중식당 맛집임에 틀림없다. 다른 메뉴들까지 궁금해지는 집이다.
황량한 골목에서 때아닌 풍족감 안고 떠나간다.
역시나 필자보다 이곳을 먼저 알고 있던 욕심꾸러기 손님들로 차버린 니하우객잔. 낮은 천장처럼 지붕마저 낮은 것은 기분 탓일지, 사진 탓일지. 간판을 보며 또 다른 메뉴로 다음을 기약한다.
돌아가는 길, 인근으로는 영천시장이 위치해 있었으나 아쉽게도 문을 닫는 시간. 서대문역과 독립문역 사이에 위치해 있으니, 시장 근처로 마실하기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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